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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공교육·복지기능, 지방정부에 우선적 이양해야”

입력 : 2018-10-28 23:41:19 수정 : 2018-10-28 23: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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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자치제도 분야 / “중앙부처·서울시 중복된 조직 많아 / 적합성 따져 지방정부에 넘겨줘야 / 지방분권, 국민·개인 삶 문제 접근을 / 무소불위 중앙권력 개헌으로 개선 / 지방 4대협의체 동의 의무화 필요”
지난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지방분권이 현실적으로 진척이 안 돼 답답하다”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은 지방분권”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보니 지방정부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많다”며 “행정은 훨씬 혁신적이고 현장적인 것이 필요하다. 일자리와 자영업자 임대료 상승 문제 등을 지방정부가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에 맞는 행정을 펼칠 수 있는 지방분권과 실질적 지방자치의 실현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답보상태다. 올해 초 정부는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 의지를 담은 개헌안을 마련했지만 국회 표결도 못하고 무산됐다.


서울시가 주민자치주간(25∼31일)을 기념하고 시민이 행복해지는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지방분권 토론회’를 매주 수요일 카페 그래뱅에서 열고 있다. 서울시는 총 4회에 걸쳐 토론회를 개최한 후 전문가와 시민의 뜻을 모아 11월 내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사무이양과 조직 등 자치제도 분야를 다룬 첫 토론회가 24일 열렸다.

지난달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마련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에는 자치단체 행정수요에 대해 신속하고 책임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조직의 자율성 확대 필요성이 담겨 있다. 저출생·고령화 등 새롭게 부각되는 사회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일자리 창출 등 지방의 선도적 역할이 요구되는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자치조직권 전면 부여가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3급 이상 기구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자율권 보장과 부단체장 정수·명칭 등을 해당 지자체 조례로 정하도록 해 과도한 통솔범위 해소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지방분권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주제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순은 서울시지방분권협의회위원장, 소순창 건국대 교수, 권영주 서울시립대 교수, 정희윤 서울연구원 초빙선임연구위원, 김성현 시도지사협의회 책임연구위원, 곽종빈 서울시조직담당관.
이제원 기자

또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실질적 권한 중심의 이양 및 이양에 따른 행·재정적 지원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 시는 최근 2년간 134개 사무의 이양을 건의했지만 지방이양일괄개정법 개정안에는 39개 사무만 반영되고 나머지 95개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근로감독과 임금체불 등에 대한 관리·감독권한을 지방에 이양할 경우 지역밀착형 노동정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임대차 증액한도 설정권과 용도지역 제도 운영 등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될 경우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건국대 소순창 교수(행정학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골고루 발전하는 지역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자치분권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한 뒤 2차적으로 균형발전을 추진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소 교수는 “일자리, 지역경제, 교육, 복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관리했던 지역경제 기능, 공교육기능, 복지기능은 기능별 지방일괄이양법을 제정해 우선적으로 지방정부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 교수는 “사무중심에서 기능중심의 이양이 되어야 하고 권한, 힘, 인력을 포괄적으로 이양해 지자체가 지속가능한 자치분권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 토론자로 나선 서울시립대 권영주 교수(행정학과)는 “중앙부처가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주지 않으려는 저항과 반발이 큰 것도 지방분권을 저해하는 요인이다”며 “똑같은 사무를 수행하기 위해 중앙부처와 서울시가 중복된 조직을 갖고 있는데 자치사무성격에 더 적합하면 지방정부에 조직과 예산을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윤 서울연구원 초빙선임연구위원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공공서비스의 품질향상을 위해 지방자치를 요구하고 있듯이 지방분권을 국민과 개인의 삶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무소불위의 중앙 권력 집중현상의 개선은 헌법개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선 보편복지, 후 지방분권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김성현 책임연구위원은 “자치분권 종합계획이 발표되는 것 등을 보면 자치분권이 눈앞에 와 있고 이번 정부에서 이루어질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며 “자치분권 과제의 추진에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의견이 배제된 채 중앙정부에서 사무조사를 해서 지방이 해야 할 것과 국가가 해야 할 것을 정한 다음에 지방에 의견을 묻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도 자치분권 실현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곽종빈 서울시 조직담당관은 “자치분권종합계획이 수립된 이후에 실행계획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 것인지, 지방은 어떤 의견을 내야 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며 “릴레이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다음달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곽 담당관은 “사무의 지방이양과 관련해 생각해 봐야 할 사례가 있다. 2005년 국고보조사업 가운데 주로 복지분야가 지방에 이양되고 분권교부세를 나눠줬다”며 “13년이 지난 지금 서울시는 이양된 업무를 위해 일년에 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분권교부세는 1300억원에 그치고 있어 중앙정부가 슬그머니 사무만 이양해 놓고 부담은 고스란히 서울시가 짊어지는 기형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곽 담당관은 “자치조직권을 지방에 넘기면 고위직이 늘어나고 토호세력과 유착하고 방만한 재정운영이 될 것이라는 그릇된 시각이 지방분권을 가로막고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 때문에 자치분권을 하지 않는 것은 변화된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 담당관은 “지방분권법에 이양사무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계획 수립과 재원보전 미 병행 시 지방 4대 협의체 동의를 반드시 얻도록 하는 의무규정을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지방이양비용평가위원회에 지방 4대 협의체가 추천한 위원을 과반수로 구성할 것을 지방분권법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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