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위투는 전날 사이판, 티니안 등 15개 섬으로 이뤄진 북마리아나 제도를 휩쓸고 필리핀과 타이완 방향으로 이동했다. 현지 당국 관계자는 44세 여성이 버려진 건물에서 태풍을 피하다 강풍에 건물이 무너지면서 숨졌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상사이트 ‘웨더 언더그라운드’를 인용해 최대 풍속 290km/h의 위투가 미국 본토나 미국령을 강타한 폭풍(태풍) 중 1935년 발생한 5등급 허리케인 ‘스리’ 이후 가장 강력한 폭풍이었다고 전했다. 그레고리오 킬릴리 카마초 사블란 북마리아나 제도 의원은 “사이판 남쪽의 주택 지붕이 모두 날아갔고, 고등학교 등 많은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피해가 복구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티니안에 살고 있는 후아니타 멘디올라는 “콘크리트로 건축된 가옥도 무너질 정도였기 때문에 거의 모든 집들이 부서졌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의료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도로에 쌓인 잔해를 치워 고립된 주민들을 대피소로 이동시키는 등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800여명의 주민들이 이미 대피소에 있는 상황이지만 24일부터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휴대폰 통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이판 공항이 폐쇄되면서 한국인 관광객 1000여명이 발이 묶여 있는 상태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위투에 따른 한국인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한국인 관광객들은 고립이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괌 데일리 등 현지 언론은 위투로 사이판 국제공항 내 시설물이 심한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고, 티웨이 항공은 내달 25일까지 사이판 공항 폐쇄로 운항이 불투명하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사진=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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