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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의 댓글]“누구나 다 노인 되는데”…‘혐로(嫌老)’ 해야하나

입력 : 2018-10-05 08:00:00 수정 : 2018-10-05 08: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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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혐오 이유 있다” vs “그래도 공경해야”… 깊어가는 ‘혐로(嫌老)’
(2018년 9월18일 세계일보 홈페이지 배포)
[기사요약] ‘틀딱충’ ‘할매미’ ‘연금충’….

우리 사회에서 노인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이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세계일보는 이에 지난 18일 시리즈 ‘혐오의 파시즘’의 일환으로 <“노인 혐오 이유 있다” vs “그래도 공경해야”… 깊어가는 ‘혐로(嫌老)’>라는 제하로 노인에 대한 혐오 실태와 그 해결 방안 등을 살펴봤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되는 노인 비하와 혐오를 담은 용어는 이미 도를 넘어섰습니다. 이전부터 사용되던 ‘노인네’ ‘꼰대’는 평범한 수준이죠. 최근에는 노인이란 단어 뒤에 벌레 충(蟲) 자를 붙여 ‘노인충’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고, ‘틀딱충’(틀니를 딱딱거리는 벌레)과 ‘할매미’(시끄럽게 떠드는 일부 할머니를 매미에 비유) 등 노인을 조롱하는 표현이 넘칩니다.

젊은 세대는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를 치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노인들을 보면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2016년에는 만취한 70대 노인이 퇴근길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임신 27주의 여성이 임신부가 맞는지 확인한다며 임부복을 걷어 올리고 배를 가격해 시민들의 공분을 샀기도 했고요.

노인 세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은 통계자료로도 증명됐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전국의 노인(65세 이상) 1000명과 청·장년(19~64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노인 인권 종합보고서’를 만들었는데요. 조사 결과 청년(19~39세) 응답자 중 80.9%가 ‘우리 사회가 노인에 부정적 편견이 있고, 이 때문에 노인 인권이 침해된다’고 답했습니다. 또 ‘노인 일자리 증가 때문에 청년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는 문항에는 청년 응답자의 56.6%가 동의한다고 밝혔고요.

방희명 남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노인들이 우리를 길러낸 선배세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노인층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를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스스로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인 혐오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oony****―“젊은이건 노인이건 인성이 중요한 거죠. 노인이라서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젊은이라서 건방진 게 아닙니다.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고 살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네이버)

댓글의 댓글= 많은 분들이 세대 간 혐오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연령이 문제가 아니라 인성이 문제라는 점을 짚어주셨습니다. 전문가들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노인 혐오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모두 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는데요.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바탕이 된다면 이 같은 사회 갈등은 최소한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제발 다른 걸 떠나서 젊은 사람들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이용좀 자제하면 좋겠다. 가뜩이나 만원버스 지하철에 힘든 출퇴근자들도 많은데 공짜표 이용하면서 자리까지 차지하는 거 너무 싫다. 정부에서 규제했으면 좋겠다.”(다음)

=서울 지하철의 적자가 매년 불어나면서, 만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지하철 무임승차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빠른 고령화 속도에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하거나 대상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와 노인들의 교통복지 차원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해외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요금을 할인해주거나, 일정 조건을 만족했을 때 무료 탑승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무임승차제도에 대한 논란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절충안이 마련돼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졌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듯합니다.
서울 종로2가 탑골공원에 앉아 있는 노인. 연합뉴스 DB


△youd****―“참 딱해서 글을 올립니다. 나도 젊긴 하지만, 항상 젊은 건 아닙니다. 언젠가 모두 노인이 됩니다. 자신이 만든 노인 혐오가 부메랑이 됩니다.”(네이버)

= 댓글 내용을 읽어보니 댓글을 다신 분이 아마 조금 연배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웃음)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습니다. 나이가 들면 신체적·정신적 노화를 겪게 됩니다. 일부 노인들의 안하무인적인 행동은 당연히 문제가 되지만, 아직 노화를 겪지 못한 젊은 세대는 알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 변화에 따른 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방 교수가 “젊은 세대는 지금의 노인 세대를 자기 미래의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며 노인 혐오 현상 완화를 위해 노인 세대를 나쁘게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이해를 주문한 게 기억나는군요.



△craz****―“예비노인입니다. 노인되면 하지 말아야 할 수칙을 미리 정했습니다. 출퇴근 시간 할 일 없이 대중교통 이용하지 않기, 자식들 명절이든 생일이든 집에 오라고 강요 안 하기, 자식들 집 방문할 때 미리 연락하고 약속잡고 가기 등 젊은 시절 제가 싫어했던 노인들 행동 안 하려고 미리 생각하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실수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네이버)

= 이런 생각을 저의 부모님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 댓글을 남겨주신 분은 이미 훌륭한 어른이신 것 같습니다. 가족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다 못해 필요 이상으로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배려하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열심히 살아온 부모의 노력까지 부정하는 자식이 있다면, 그 자식의 문제이지 부모가 눈치 볼 일이 아닙니다.

G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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