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전설로 불리는 소냐 헤니(Sonja Henie)는 15살에 출전한 1927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파격을 선보였다. 검은색 긴 치마와 스케이트가 대세이던 그 시절에 흰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하얀 스케이트를 신었다. 어머니가 직접 디자인한 옷인데 발의 움직임이 편해지면서 헤니의 장점인 발레 동작을 돋보이게 했다. 관행을 깬 헤니는 우승했고, 이후 세계선수권 10회 연속 우승, 올림픽 3연패라는 신화를 썼다.
#2.단거리 육상 경기의 크라우치 스타트(crouch start)는 준비하는 모양새가 캥거루를 닮아 ‘캥거루 출발법’으로 불린다. 1896년 미국의 토머스 버크(Thomas Burke)가 이 자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에는 선 채로 뛰는 스탠딩 스타트가 대세였다. 당시에 우스꽝스럽고 낯선 길을 택한 버크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옳았던 셈이다.
#3. 1968년 10월20일 멕시코올림픽 메인경기장. 미국의 높이뛰기 선수 딕 포스베리(Dick Fosbury)가 막대를 향해 뛰어올랐다. 그를 지켜보던 관중은 와우하는 환성과 함께 낯선 장면에 고개를 갸웃했다. 숨을 고른 후 힘차게 도움닫기를 하더니 바를 향해 몸을 앞으로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뒤로 돌아누웠다. 이른바 ‘배면뛰기’가 수많은 관중 앞에서 첫 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당시엔 모두 옆으로 막대를 넘는 ‘가위 뛰기’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 포스베리는 이 기술로 올림픽 신기록(2m24cm)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단거리 육상 경기의 크라우치 스타트(crouch start)는 준비하는 모양새가 캥거루를 닮아 ‘캥거루 출발법’으로 불린다. 1896년 미국의 토머스 버크(Thomas Burke)가 이 자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에는 선 채로 뛰는 스탠딩 스타트가 대세였다. 당시에 우스꽝스럽고 낯선 길을 택한 버크의 판단이 결과적으로 옳았던 셈이다.
#3. 1968년 10월20일 멕시코올림픽 메인경기장. 미국의 높이뛰기 선수 딕 포스베리(Dick Fosbury)가 막대를 향해 뛰어올랐다. 그를 지켜보던 관중은 와우하는 환성과 함께 낯선 장면에 고개를 갸웃했다. 숨을 고른 후 힘차게 도움닫기를 하더니 바를 향해 몸을 앞으로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뒤로 돌아누웠다. 이른바 ‘배면뛰기’가 수많은 관중 앞에서 첫 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당시엔 모두 옆으로 막대를 넘는 ‘가위 뛰기’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 포스베리는 이 기술로 올림픽 신기록(2m24cm)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경제는 지금 버크·헤니·포스베리처럼 새 길에 뛰어들 용기있는 혁신전사가 절실하다. 세계일보는 이에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 현장에서 혁신적 성과를 내거나 혁신의 칼을 벼리는 이들을 찾아가는 기사를 연재한다.

<3회>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토스’로 송금 패러다임 바꾸다
이 대표를 처음 만난 건 6년 전 봄이었다.
“어느 날 인생은 짧고,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미친’ 생각을 하게 됐다”던 패기의 청년을 만났다. 서울대 치의예과를 졸업한 뒤 삼성의료원에서 전공의로 일하다 봉사활동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에 나섰다는 그의 ‘스펙’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는 ‘다vote’라는 이름의 모바일투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후 보완을 위해 당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던 청년창업사관학교에 2기생으로 입소했다.
이 대표는 ‘무박 2일 청년창업 토론회’를 취재하러 온 기자에게 “어느 날 인생은 짧고,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미친’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당장은 내가 만든 제품이 기존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앱이 되는 게 목표이고, 10년 후에는 한국의 기업문화를 혁신의 천국으로 만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건넨 그의 명함은 꽤 인상적이었다. 비바리퍼블리카라는 회사명이 낯설어 뜻을 물었다. 프랑스 대혁명 때 시민들이 외치던 ‘비바 리퍼블리카(공화국 만세)’에서 따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혁명처럼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이 되겠다”는 뜻이라고 보탰다.
패기의 청년은 6년여 만에 스타트업계 거인이 됐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의 금융서비스앱 ‘토스’는 누적 다운로드 수가 2000만건을 넘었다. 2015년 2월부터 공인인증서 없이 30초 안에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누적 송금액은 무려 23조원에 달한다.
현재는 송금 서비스 외에 계좌·카드 조회, 신용등급 조회·관리, 해외주식투자, 카드 및 보험 조회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토스는 송금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스는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와 핀테크 투자사 H2 벤처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한국 기업 최초로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세계적인 투자사 싱가포르투자청(GIC), 세콰이어 차이나로부터 4000만 달러(약 452억원)를 투자 유치했다. 기업가치로 환산하면 약 7500억원에 달한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스타트업의 반열에 들어선 셈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초대회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일정에 52개 기업 대표단 중 한 명으로 동행했다. 지난 4월에는 제63회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 문화도 요즘 벤치마킹 대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여름 개최한 ‘기업문화 콘퍼런스’ 주제 발표에서 이 대표는 자율과 책임이 강조된 스타트업의 기업문화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조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어떻게 의사결정 해야 회사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최고 수준의 자율성은 최고 수준의 정보 공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기에 일부 임원들만 알 수 있는 정보까지도 모든 팀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시간을 검사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롭지만 성과에 따른 책임이 혹독한 넷플릭스의 기업문화와 결이 비슷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토스팀은 금융 경험 혁신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자율과 책임의 원칙에 따라 강력한 상호 신뢰의 문화에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통 역시 토스의 빼놓을 수 없는 조직문화다. 개발자는 사업팀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으며, 마케팅팀은 개발팀 작업에 자유롭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토스에는 ‘실패 파티’란 정기 행사가 있다. 양질의 실패를 통해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다. 그동안 했던 사업 중 실패했던 사례를 꼽고 함께 분석한 뒤 실패를 경험한 이들에게 선물을 준다.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토스 역시 실패를 딛고 이뤄낸 선물 같은 성과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나와 여러 차례 사업 실패를 겪은 이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연이은 실패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했다”면서 “카페에 앉아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것만 3개월간 하루종일 관찰하고 연구해서 100여개 아이템을 발굴하고, 그 중에 여섯 번째 아이템이 토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 창업 후배들에게 “본인이 만들고 싶은 아이템 말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여 보라”고 조언했다.
이천종기자 skylee@segye.com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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