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를 연이어 비판했다.
황교익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방송 안 봤다. 이 기사 봤다. 기사에 방송 내용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나온다. 오늘 오전에 다시 보기를 해서 방송 봤다. 방송 보니 더 가관이었다. 이 기사가 틀리지 않았다. 명욱 씨 말에 나는 동의한다"고 적으며 '방송을 안보고 비난했다'는 비판에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황교익은 명욱 전통주 갤러리 부관장이자 주류문화칼럼니스트가 쓴 장문의 글을 링크했다. 백종원의 의견 '물이 중요하다'는 주장과 막걸리 사장의 의견인 '누룩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전문가적 해석을 내놨다.
황교익은 "쌀과 누룩, 발효실의 조건 등 기타 요소가 막걸리 맛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물의 차이는 크게 신경쓸 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러니 막걸리를 잘 빚으려면 잡맛이 없는 위생적인 물이면 충분하다. 수돗물은 안전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염소 냄새가 문제이면 수돗물 받아다 하루 이틀 두었다가 쓰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황교익이 언급한 장면은 지난달 12일 방송된 SBS '골목식당'의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 장면이다.
황교익은 "막걸리 맛에 물이 미치는 영향은 물론 있다. 물에 함유된 미네랄의 종류와 양에 따라 막걸리 맛에 변화가 생긴다. 물에 든 미네랄을 따져가며 막걸리를 빚으면 더없이 좋을 것이나 자체 연구소 정도 차려놓은 양조장에서나 가능한 일이다"라며 '백종원의 골목식당' 의견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현실에서는 양조장마다 쓰는 물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떤 물이 막걸리 맛을 좋게 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물을 쓰니 이런 맛의 특징이 있다'라는 정도의 일로 여긴다"라며 "실제로 물의 차이로 인한 막걸리 맛의 차이를 분별하여 구체적으로 말을 해보라 하면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한 양조장의 막걸리도 유통과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라..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취지는 좋으나 개인적으로도 일부 특징이 있는 막걸리를 제외하고는 알아맞히기는 힘든 부분"이라며 "막걸리는 생이라서 계절에 따라, 또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사견을 적었다.
황교익은 수제 막걸리를 만드는 사람에게 기존의 획일화된 상품의 막걸리를 시음하라고 테스트한 것은 기준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족.. 막걸리 맛을 잘 안다고 잘 팔리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구의 대박 떡볶이집 할머니는 떡볶이를 싫어하셔서 맛도 안 보신다는 거, 다들 아시지요?"라고 밝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황교익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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