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여의도 증권기관 입성을 꿈꾸는 취준생들에게 오는 20일 ‘A매치데이’가 열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 유관기관인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의 신입사원 필기시험이 20일에 몰렸다. 여기에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주요 금융 공공기관의 필기시험까지 겹치면서 축구 국가대표팀 대항전을 뜻하는 ‘A매치’를 방불케 하는 경쟁이 벌어진다.
국내 주식시장을 총괄하는 한국거래소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47명을 선발한다. 지난 17일 마감 기준 지원자가 1800명 가까이 몰렸다. 경쟁률은 약 37대 1을 기록했다. 2016년 50대 1, 지난해 40대 1에 이어 조금 감소했다. 필기 시험을 통과하면 11월 중 1차 면접이 치러지고 12월 임원 면접을 거쳐 최종 채용이 확정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거래소의 평균연봉은 공공기관에서 빠지기 전인 2016년 기준 1억882만원, 신입사원 초봉은 4000만원 초반대였다. 과거 1인당 복리후생비만 1000만원 이상 배정됐으나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이후 많이 줄었다는 후문이다.
올해 하반기 23명을 채용하는 예탁결제원은 이번 필기시험에서 3배수를 선발하고 다음달 5∼6일 1차 면접을 진행한다. 11월15일에는 최종 임원 면접이 있고 이후 23일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예탁원의 올해 직원 평균연봉은 1억1136만원,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4289만원이다.

증권 유관기관 중 숨겨진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한국증권금융도 20일 전공논술 시험을 치른다.
다른 기관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도록 시간을 오후 3시로 조정했다. 지난해 거래소와 동시에 합격한 인재 2명이 거래소 대신 증권금융을 택해 증권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거래소의 인기가 높았지만 본사의 지방 이전과 공공기관 지정으로 연봉이 많이 오르지 못한 탓에 인재를 뺏기며 체면을 구겼다는 분석이다. 증권금융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1억527만원이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 등 금융투자회사를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채용 경쟁률이 50대 1이었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면서 올해부터 영어 에세이가 추가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9명(신입 7명, 경력 2명)을 뽑았으며 하반기 중 추가 인력 채용을 검토 중이다. 금투협 직원 평균연봉은 1억원 안팎이며 신입사원의 초봉은 3700만원이다. 증권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코스콤도 내년 1월 채용 일정을 이달 중 최종 공고한다. 모집 인원은 전년과 비슷한 10명 내외다. 코스콤의 지난해 연봉 평균은 1억946만원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시험일이 많이 겹치는 해에는 경쟁률이 내려간다”며 “과거에는 기관 명성에 따라 지원자가 쏠렸는데 요즘은 일과 삶의 균형이 더 중요해지면서 근무여건이 좋은 곳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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