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성인 사이트를 이용하는 회원들을 발칵 뒤집어 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커 때문이다.
익명의 해커는 한 성인 사이트를 해킹해 약 3만7000명의 아이디와 이름, 네이버 메일주소를 해외 사이트에 게시했다.
허나 해당 사이트는 가입 시 실명 인증이 필요하지 않다. 이에 '홍길동' 등 실명이 아닌 이름과 닉네임을 사용하는 회원이 많았다.
그러나 많은 회원이 네이버 이메일을 사용했는데, 이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자체에서 실명 인증을 해야 가입할 수 있고, 블로그 및 카페 활동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출된 이메일을 검색할 경우 신상정보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한 이메일 주소를 구글에 검색해봤더니 이름 및 운영 업체와 사업자 번호는 물론 영업소재지, 휴대전화번호까지 확인됐다. 또 다른 이메일 주소의 경우 과거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던 게시물이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카카오톡을 통한 신상확인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회원들은 "신상이 털린다면 정말 끔찍하다", "너무 걱정되고 무섭다", "큰일 났다", "네이버에서 탈퇴할 것" 등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유출 정보 별거 없는데 이상한 분위기 조성하지 말자"면서 "네이버 메일로 뭘 할 수 있느냐? 성인사이트 가입하는게 죄라도 되냐?"라고 한 회원도 있었다.
해당 소식은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퍼졌다. 해킹 사실을 전하며 자신의 이름이나 이메일 주소가 유출되었는지 확인해보라는 글이었다.
누리꾼들은 자신이 이름이 검색되지 않는다면서 안도를 표하기도 했고, 동명이인이 나온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논란에 사이트 운영자는 지난달 30일 공지를 통해 "DB(데이터베이스) 일부가 유출됐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DB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바람에, 저는 해커와 더 싸울 의지를 잃어버렸고 해커의 요구에 응했다"면서 "해커도 모두 삭제하겠다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해커는 돈을 원했고, 이를 지불했다는 것.
회원들을 향해 "많은 분이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는 점은 알고 있다. 믿지 않는 분들도 많지만, 그 정보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다들 2차 피해 우려하시는데, 많은 분들이 가족 게시판에 공론화하는 상황이 더 2차 피해가 된다"라고도 했다.
또 "무관심하면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제가 건방졌고 방심하여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회원 정보 DB는 1일 오후 3시 기준 현재 아직 삭제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누리 온라인 뉴스 기자 han62@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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