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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밤에 탈출 후 사살된 퓨마 '호롱이'의 살아 생전 모습. |
지난 18일 오후 5시10분쯤 대전 중구 소재 동물원 ‘대전오월드’에서 퓨마 한마리가 우리에서 탈출했다가 5시간여 만에 경찰과 소방당국의 수색 끝에 발견돼 오후 9시44분쯤 사살당했다.
해당 퓨마는 2010년생이며, 이름은 '호롱이'로 확인됐다. 퓨마 수명이 평균 8~13년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8살인 호롱이는 노년기에 접어든 나이였다.
퓨마 호롱이는 탈출 후에도 동물원을 벗어나지 않았다. 발견 당시 동물원 배수로에 웅크리고 있던 채로 발견됐다.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가 출연해 "탈출한 퓨마는 동물원 안을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사살당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 대표는 "퓨마는 계속 동물원 내 숲에 숨어있었다"라며 "퓨마는 영역동물로 활동영역이 굉장히 큰 편이고 많게는 1000㎢의 영역에서 생활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퓨마가 우리를 나온 뒤에도 동물원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동물원이 멸종위기종 복원이나 서식지 보전 등 연구 사업도 하고 있지만 사실 오락의 기능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야생동물을 감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동물원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이 대표는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동물원이 계속 생태계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진화는 하고 있지만, 사실 동물원을 폐지한 국가는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 전시 동물의 복지 수준은 굉장히 낮은 편"라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동물에겐 고유 습성에 따라 해야 하는 행동들이 있다"며 "땅을 판다든가, 하늘을 난다든가, 빠른 속도로 헤엄을 친다든가, 사냥을 한다든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물원에선 동물들이 정상적인 행동을 표출할 수 있도록 ‘행동 풍부화’라는 것을 도와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제공하지 않는 동물원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고 난 후 '포획을 시도했어야 했다','과도한 조치였다','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등의 여론이 빗발치며 논란이 가중됐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날 이날 있었던 퓨마 사살과 관련해 수십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에대해 소방본부 측은 퓨마 호롱이의 사살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소방본부 측은 "퓨마가 재빨리 움직이는 데다 사람을 보기만 하면 도망가는 바람에 생포가 쉽지 않았다"라며 "제때 생포하지 않을 경우 시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 사살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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