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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잘린 손으로 망치 휘두른 '궁중족발'사장, 1심서 징역 2년 6개월 선고

입력 : 2018-09-06 15:39:09 수정 : 2018-09-06 21: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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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등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궁중족발집 사장 김아무개씨에 대한 선처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맘상모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겪다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후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에게 1심 법원이 상해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내렸다. 그러나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6일 열린 김씨의 살인미수 등 혐의 국민참여재판 선고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논란이 됐던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선 "건물주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다치게 할 의도로 폭력을 휘두른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라면서 "피해자에게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이와 관련해 2년 6개월의 형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와 더불어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진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다수 의견은 징역 2년 이상이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6월7일 오전 8시2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거리에서 건물주 이모(60)씨에게 망치를 휘둘러 부상을 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김씨는 쇠망치 폭행에 앞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이씨를 들이받으려다 염씨를 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이씨와 염씨는 각각 전치 12주와 8주 진단을 받았다.


사건 당시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의 한 장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검찰은 전날 결심공판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사회와 격리해 재범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라며 징역 7년의 구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씨는 분쟁이 있다고 해서 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했다"라며 "상가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 보호를 주장하는 김씨가 명백한 증거 앞에서 죄를 줄여보겠다고 범행 일부를 부인하고 있는데 과연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라고 했다.

최후 진술에서 김씨는 눈물을 흘리며 "건물주를 죽일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씨에게 사과를 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망감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질렀다"며 "갈등상황에 쌓인 감정, 잘잘못을 떠나 피해자들께 죄송하고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후 "용서해주고, 선처를 베풀어주기를 바란다"며 "앞으로의 삶은 소외받고, 힘없고, 돈없는 약자들을 위해 살고 싶다"고 했다.

염씨에 대해서도 "내가 억울하다고 해서 생면부지 사람을 나처럼 억울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어떤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며 사죄했다.

증인으로 나온 이씨는 김씨 변호인이 "월 임대료를 그렇게 올린 건 사실상 나가라고 한 거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법원 감정 결과 적정 월 임대료가 304만원으로 나온 것에 대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2009년 5월 부터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궁중족발 가게를 운영해온 김씨는 2016년부터 종로구 서촌의 궁중족발 건물 임대료 문제로 이씨와 갈등을 겪었다.

김씨는 개점 당시 보증금 3000만원에 월 임대료 263만원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상가임대차 계약을 했다. 

이후 2015년 5월 임대료가 297만원으로 한 차례 올리는 재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만료 기한은 다음해인 2016년 5월이었다. 

그러나 계약만료 4달 전인 같은 해 12월 건물을 인수한 이씨가 건물 리모델링 명목으로 일시적 퇴거를 요구했다. 이후 이씨는 재계약 조건으로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1200만원을 제시했다. 

보증금 3배, 임대료를 4배 가까이 올려달라는 재계약 조건에 김씨가 이씨에게 불응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김씨 주장에 의하면 이씨는 이후 김씨에게 의도적으로 월세를 받지 않은 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는 적시된 '임차인이 3기분의 임차료를 연체할 경우 계약 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김씨를 상대로 명도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해 10월10일부터 올해 6월4일까지 모두 12차례의 강제집행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손가락 4마디가 절단됐다. 또 김씨는 몸에 시너를 부으며 저항하는 등 9개월간의 물리적 대치가 지속됐다.

이러한 사건이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논란이 불거졌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뉴시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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