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전설의 영상이 있다.
바로 2003년 방송된 SBS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 헤이! 헤이!' 속 코너 리얼 시트콤의 '공포의 애교녀' 편이다.

연기 지망생이었던 애교녀는 "옵빠"를 외치며 바나나를 먹여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를 모른 채 몰래카메라를 당했던 실험남는 연신 재치있는 대응을 선보여 큰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 후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듯했지만, 유튜브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과 함께 다시 소환돼 15년 동안 사랑받고 있다.
최근 봐도 봐도 재미있는 그 영상 속 애교녀와 실험남의 근황이 공개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5월 유튜브 '플레이크'를 통해 실험남 윤병철(사진) 씨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그는 해당 방송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친구가 '너도 이제 서울 왔으니까 서울 아가씨 만나 봐라'고 해서 나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바나나를 사 오라'는 애교녀의 요청을 받고 밖으로 나갔던 당시 심경도 전했다. "집에 가려고 실제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데 주선자한테 전화가 왔다. '너 지금 어딨니? 그 아가씨 때문에 지금 그 가게 난리가 났다'고 하길래 충분히 그렇게 할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다시 돌아갔다"는 것.

마지막으로 윤병철 씨는 "제 영상을 오랫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 옛날 영상이 아직까지 돌아다니고 있다는 게 유쾌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콘텐츠가 없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저보다 유쾌한 청년이 나타나서 제 영상을 좀 덮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상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건 애교녀도 마찬가지였다.

애교녀로 출연했던 배우 이지혜(사진)는 8월 유튜브 '스브스 뉴스'를 통해 크나큰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최근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의 보육원 상담실장 역으로 더 유명한 이지혜는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23살이었다. 대락 동기 언니가 해당 프로그램 작가였다. '네가 하면 되게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포의 애교녀'로 유명세를 얻었던 것에 대해서는 "모두 다 대본, 연기였는데 사람들은 날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더라"고 개그맨으로 오인당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이 올라오는 사이트를 폭파하고 싶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고백한 그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더이상 애교녀가 아닌 배우로 불리고 싶다는 이지혜의 인터뷰를 만나보자.
한누리 온라인 뉴스 기자 han62@segye.com
사진=유튜브 '스브스뉴스 SUBUSU NEWS', '플레이크PLAYC'
영상=유튜브 '스브스뉴스 SUBUSU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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