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에 따르면 타이만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방콕은 과거 늪지였던 저지대에 들어선 도시로 평균 해발고도가 1.5m다.
따라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나 필리핀 마닐라와 마찬가지로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방콕도 서서히 물에 잠길 운명에 처해 있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에서 "폭우와 기후 패턴 변화로 2030년 초에는 방콕 전체 면적의 40%가량이 침수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타라 부아깜스리는 "태국의 수도는 최근 연간 1∼2㎝가량 가라앉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대규모 홍수의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타이만의 해수면은 연평균 4㎜가량 상승하고, 이는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 폭을 웃돈다"며 "이미 방콕의 상당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폭우가 쏟아지면 방콕 도시 곳곳은 물에 잠긴다. 하수구에 쌓인 쓰레기 때문에 배수가 잘되지 않고, 자연 배수에 도움을 주던 수로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전문가인 쭐라롱껀대 수파꼰 친반노 교수는 "방콕을 가로지르던 수로들이 사라지고 그 위에 도로가 생겼다. 도로는 자연적인 배수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말했다.
방콕 배수·하수청의 나롱 라웅스리 국장은 "배수 시스템이 작은 데다 방콕 인근 지역이 과도하게 개발되고 있다. 과거 물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하던 지역이 더는 그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태국 정부도 방콕에 운하를 구축하고 공원을 세우는 등 환경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개발 논리에 밀려났던 환경문제를 중심에 둔 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환경운동가들은 지적한다.
그린피스의 부아깜스리는 "방콕의 토지 관리에 명확한 정책이 있어야 한다. 녹지 확장 필요성이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이익에 밀리고 있다"며 "방콕의 비싼 땅값이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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