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사랑 "응급입원? 납치·감금일 뿐" vs 이재명 "다큐 빙자한 소설"

관련이슈 스토리 세계

입력 : 2018-08-08 07:51:20 수정 : 2018-08-08 10:01:5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스토리세계-루머 혹은 패턴②] 이재명 ‘민간인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제기된 두 건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은 앞선 의혹들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친형 고 이재선씨와 성남시민 김사랑(본명 김은진)씨 등 서로 다른 개별 의혹이 같은 유형으로 반복됐다는 점에서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이에 지난 5일 “진실 증언자를 정신병자로 만들기! 이 지사가 본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사람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쓰는 상습적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이 지사의 의혹, 루머일까 패턴일까.

이 지사의 ‘민간인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은 지난 2월초에 처음 제기됐다. 김씨가 기자회견을 열어 성남경찰이 자신을 납치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고, 그 배후에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기자회견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난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혜경궁김씨, 여배우 스캔들 등 이 지사를 둘러싼 많은 의혹 가운데 하나로 잠시 부상했다. 논란에 불이 붙은 건 지난 4일 온라인상에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와 조카 이모씨의 통화 녹취 파일이 퍼지며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이 재점화됐고, 5일 하 의원이 이와 비슷한 사례로 김씨를 언급하면서다.

◆고소·고발부터 정신병원 입원까지

김씨는 2017년 11월14일 성남 수정경찰서 경찰관의 의뢰로 한 정신병원에 응급입원을 하게 된다. 정신보건법 제26조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자, 자신 또는 타인의 건강·안전을 해할 위험이 큰 자에 한해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로 정신의료기관에 응급입원을 의뢰할 수 있고, 상황이 매우 급박해 자의입원(제23조)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제25조)에 의한 입원이 불가능할 때 적용된다.

지난 2월8일 성남시의회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하는 김사랑(본명 김은진)씨 유튜브 ‘영우 라이브’ 캡처
김씨는 이날 분당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피고소인으로서 출석할 예정이었다. 앞서 김씨는 온라인상에서 이 시장이 성남시상권활성화재단, 성남 FC 등 산하재단 등을 통해 마술이벤트 업자 신모씨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지난해 8월 성남시와 신모씨는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김사랑(본명 김은진)씨가 성남 수정경찰서 피고소인 출석 조사가 예정된 지난해 11월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씨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김씨는 출석 대신 분당경찰서 수사관에 “이재명의 정치권력에 더는 견딜 수 없어 죽기로 결심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페이스북에 “너무 억울해 더는 살 수가 없다” 등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수사관은 김씨의 신변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실종신고를 했고, 위치 추적 결과 김씨가 수정경찰서 관할 지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돼 수정경찰서에서 신병확보에 나섰다. 이어 김씨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성남의 한 정신병원에 김씨를 응급입원시켰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5,6일 ‘김사랑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면 부인했다. 이 지사 페이스북 캡처
◆김씨 “응급입원 아닌 민간인 납치·감금”

김씨는 응급입원의 배후에 이 지사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민간인 납치·감금 사건’이라 규정했다. 김씨가 성남시의 상권활성화 사업의 예산 사용처에 의문을 품은 것이 화근이 됐다는 뜻이다.

김씨와 이 지사의 악연은 201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이 지사의 페이스북에 여러차례 “수정구 상권활성화 사업비 460여억원이 어디에 쓰였는지 궁금하다”며 여러 차례 이 지사의 답변을 요구했고, 관련 의혹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배포하는 등 지난해 10월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신모씨와 성남시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게 된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김사랑 강제입원 의혹’에 반박하며 제시한 김씨와 수정경찰서 수사관 사이 문자메시지 내역. 이 지사 페이스북 캡처
김씨는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경찰의 응급입원 조치는 본인 또는 보호자의 의지와 무관한 독단적 결정이라 질타했다. 그는 “웬 (분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제가 실종 처리됐다며 위치 추적, 탐문 수색까지 펼쳤다”라며 “길거리를 걷던 저를 발견하곤 난데없이 경찰차 3∼4대가 앞에 섰고, 남성 경찰관 둘이 발버둥 치는 저를 정신병원으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또 “경찰관은 신체접촉(엉덩이, 가슴), 손가락을 입에 넣는 행위로 (내가) 항의조차 못 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사랑(본명 김은진)씨가 지난해 11월14일 성남 경찰서의 요청으로 정신병원에 응급입원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씨 페이스북 캡처
김씨는 기자회견에서 피고소인 조사에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시장 페북에 질문한 것을 가지고 고소하고, 나를 범죄자로 엮으려고 하는 경찰 조사인지라 안 받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정신병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남자 조무사들이 보는 앞에서 환자복을 갈아입었다” “지시를 거부하자 전신을 포박하겠다며 협박했다” “내용물이 뭔지도 모를 주사를 2대나 맞았다”고 폭로했다. 이후 김씨는 SNS 등을 통해 병원에서 투여한 약물이 신경안정제인 아티반, 비정형 항정신성제인 할리페리돌 등이었으며 고의로 적정량의 2배 이상 과다 투여됐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7일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다큐 빙자한 소설…가만있겠나”

이 지사 측은 김씨 관련 의혹이 부상하자 지난 5일 이 지사의 페이스북에 ‘김사랑 정신병원 입원은 경찰이 한 것…이재명과 무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 측은 “OO경찰서는 경찰청장 지휘하에 있으며 지자체인 성남시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라며 “악의적 음해에 대해 앞으로 좀 더 적극 대처할 예정이니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또 김씨 관련 고발건에 대해 대법원이 지난 4월12일 김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음을 알렸다.

이 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 지사는 7일 자신의 의혹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다큐를 빙자해 판타지 소설을 만들면 가만히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최근 이 지사 관련 여러 의혹을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도 개입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는 “크리스마스 밤에 활동하는 산타클로스를 추적해 다큐로 찍는데, 부분만 떼어내 ‘상습 야간 주거 침입자’로 결론을 내리면 그건 다큐가 아닌 소설”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김씨 관련 의혹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김씨는) 경찰이 입원시켰는데, 이재명이 한 거 아니냐고…여러분들 그걸 믿나? 상식적으로?”라고 반문하며 “(언론은) 그랬을지도 모르겠다고 마구 보도하고 있다. 그건 소설이다. 알면서 쓰는 소설은 조작이고 왜곡”이라며 강도 높은 질타를 이어갔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