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 임상시험한다

교토대 연구팀에 세계 첫 승인 / 환자 다수에 뇌세포 이식 착수 / 치료 실용화 한 단계 진전 의미 / 일본, iPS 분야 강국으로 급성장 / 국내선 황우석 사태 후 ‘제자리’

일본 정부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유도만능줄기세포(iPS·induced pluripotent stem)를 활용한 인간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30일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교토(京都)대 iPS세포연구소 다카하시 준(高橋淳) 교수(뇌신경외과) 연구팀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iPS세포로 뇌의 신경세포를 만들어 파킨슨병 환자 뇌에 이식하는 임상시험 계획에 대한 정부 승인을 받았다. 연구팀은 대상 환자 수명을 선정해 조만간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은 임상연구보다 치료 실용화에 한 단계 더 다가갔음을 의미한다. 한국이 2005년 황우석 사태로 손발이 묶인 사이 일본이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세계 강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뇌의 정보전달 물질이자 신경을 자극하는 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감소함으로써 발병한다. 근육경직, 몸 떨림, 느린 동작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 중 하나다.

교토대 연구팀은 보관 중인 제3자의 iPS세포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 500만개를 만든 뒤 환자의 대뇌 심부(深部)에 주사로 이식해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킴으로써 증상을 호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연구팀은 임상시험을 통해 증상 완화 및 부작용 발생 여부를 관찰할 예정이다.

일본의 파킨슨병 환자는 16만명으로 추정되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도 2016년 기준 9만6499명이 이 병을 앓고 잃다. NHK는 이와 관련해 교토대 연구팀은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이 치료법을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아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줄기세포 치료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iPS세포를 활용한 임상시험 승인은 의학적으로 파킨슨병 치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의 임상시험은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여성의 난자가 필요 없어 연구 윤리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전자 치료는 세계적으로 난치병 등 현대 의학이 해결하지 못한 숙제를 풀어줄 대안으로 각국에서 각광받고 있으나 국내에선 황우석 사태 이후 안정성과 함께 윤리적인 우려가 높아 전문가들이 임상 시도를 꺼리고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박태해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