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활동가 '배민' 앞에서 시위…"치믈리에로 동물 죽음 희화화"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 지난 22일 주최한 ‘치믈리에(치킨감별사)’ 시험장에 난입해 기습시위를 벌였던 비건 동물권 활동가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물의 죽음을 희화화하지 말라고 거듭 요구했다.

동물권 활동가 1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물의 고통을 과소비하고 희화화하는 억지스러움에 반기를 든다”고 주장했다.

활동가들은 “닭은 지금도 과소비되며, 이 때문에 공장식 사육이 과열되고 조류독감이 창궐하고 있다”며 “배달의 민족은 ‘치믈리에’라는 신조어까지 등장시키며 동물의 생명을 유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달의 민족은 치킨 배달 광고에서 반생명적 태도를 보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나머지 국민 건강권은 안중에도 없이 이윤만 극대화하는 속내를 내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 지난 22일 주최한 ‘치믈리에(치킨감별사)’ 시험장에 난입해 기습시위를 벌였던 비건 동물권 활동가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물의 죽음을 희화화하지 말라고 거듭 요구했다. 단체 측 제공.

고통받고 피 흘리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농장 동물을 대변하는 자신들을 ‘피믈리에’라고 밝힌 활동가들은 앞서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치킨의 미래는 당신에게 있다’는 배달의 민족의 광고 카피는 진실이 아니며, ‘1인 1닭’이라는 광고 카피의 진실은 1인 1죽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치믈리에 자격시험장에 기습시위를 벌인 우리의 행위는 비폭력 직접행동이었음을 밝힌다”며 “죽음마저 희화화해선 안 되는 생명이라는 이름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우리 행위는 다소 무질서했을 뿐 폭력이 아니었음을 밝힌다”고 했다.

사소한 법률을 어겼을 수는 있음을 인정하지만 불가피했다면서 일상적인 과정으로 세상은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활동가들은 폭력을 불법화하지 못하는 시스템 속에서 초법적 행위는 변화를 위해 불가피하며, 동물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웃음으로 과장되게 정당화하는 한 기업의 관념적 시스템을 경고하고 위험성을 우리 사회에 즉각적으로 알려 변화시키는 것이 법 정신이자 목표라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닭 분장을 한 참가자들이 피투성이가 돼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편 헌법으로 보장받은 다양한 길이 있는데도 정당성이나 합법성이 결여된 채 폭력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벌였다고 배달의 민족은 유감을 표명하면서 “행사에 직간접적으로 끼친 피해, 나아가 행사 참가자들의 정신적 피해 등을 초래한 부분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지난 23일 밝혔다.

 

닭 분장을 한 채로 피투성이가 돼 쓰러지는 퍼포먼스를 벌인 참가자들. 단체 측 제공.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