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헉헉거리는 사람들 사이에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고, 가축들이 폐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온 동물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도 비상이 걸려 사육사들이 동물들을 폭염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올해 4월 개장한 타이거밸리에는 물을 좋아하는 호랑이를 위해 나무그늘과 폭포를 설치했다. 이곳에서 호랑이들은 뜨거운 햇볕을 피해 누워있거나 폭포 아래 웅덩이에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파리에 사는 불곰에게는 시원한 물이 쏟아지는 물바가지를 설치해줬다.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에 있는 해골 모양의 기구를 본떠 만들어 일명 '캐리비안 베어'라고 불리는 이 물바가지는 많은 불곰이 더위를 피하려고 찾는 '최애템(최고상품)'이 됐다.

'로스트밸리'의 경우 스프링 클러를 이용해 흙 바닥과 바위의 지열을 낮춰 동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는 11월 영국 요크셔 야생공원으로 이전하는 북극곰은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도록 실내 사육장의 에어컨을 가동해 평균 18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북극곰 전용 풀장은 매일 100톤 이상의 물을 순환시켜 20도로 관리하고, 주 2회 이상 전체 물을 소독해 청결하고 시원하게 유지한다.

자이언트 판다 커플인 러바오(樂寶, 기쁨을 주는 보물)와 아이바오(愛寶, 사랑스러운 보물)는 사육장 안에 마련해준 얼음바위 위에 엎드려 더위를 이긴다.
판다 사육장도 에어컨을 가동해 평균 23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오랑우탄, 알락꼬리원숭이, 침팬지에게는 특제 얼음 수박 화채를 제공해 잠시나마 더위를 이기도록 한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동물들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건강을 체크하고 있으며, 수분을 충분히 제공하고 식사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동물별 맞춤형 특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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