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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취약한 닭…폭염에 폐사한 가축 79만 마리 중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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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7 11:00:07 수정 : 2018-07-17 13: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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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을 부린 16일 오후 경북 영천시 한 양계장에서 닭이 물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연이은 무더위 속 폐사하는 가축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폐사하는 닭의 수가 다른 동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공장식 밀집 사육 관행이 문제를 키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장마 이후 폭염으로 가축 79만2777마리가 폐사해 약 4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나 증가한 수치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피해는 폭염 2015년 267만 마리에서 2016년 629만 마리, 지난해 726만 마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닭은 폐사한 가축 중 95.0%(75만3191마리)를 차지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오리세요.3%(2만6000마리), 메추리 1.3%(1만마리), 돼지가 0.4%(3586마리) 그 뒤를 이었다.

폭염만 찾아오면 폐사율이 높아지는 닭은 신체 조건부터 더위에 취약하다. 닭은 높은 대사율과 체온의 변화가 많은 온혈동물로 체온은 병아리 39℃, 성계 40.6~41.7℃로 다른 가축보다 높다. 특히 닭은 몸 전체가 깃털로 쌓여 있어서 체열을 발산하기 어렵고 더군다나 땀샘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려워 고온에 취약하다.

열악한 환경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공장식 밀집 사육도 닭의 폐사를 키우는 원으로 꼽힌다. 알을 낳는 산란계의 경우 대부분 ‘배터리 케이지’라고 불리는 사육 환경에서 생활한다. 암탉 한 마리에게 주어지는 공간은 A4용지의 3분의 크기(0.05㎡)에 불과해 온도를 낮추고 청결을 유지하는 진흙목욕을 할 수 없다.

베터리 케이지 추방 운동을 벌이고 있는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서명 호소문에서 “공장식 축산이 주는 심각한 스트레스는 동물들의 면역력을 저하하고 질병에 노출시킨다”며 “열악한 상황에서 동물들은 폭염을 견딜 힘이 없어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폭염 피해 우려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환기시설과 그늘막 설치와 여름철 가축관리 기술·정보 지원 등의 컨설팅을 벌인다.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축산농가에 냉방장치와 환풍기 등 설치를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폭염이 최장 한 달가량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폐사 가축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부 내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농촌진흥청,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폭염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 등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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