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연봉 상위 10명 중 6명이 회사 ‘오너’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연봉 톱 10 중 8명이, 일본은 10명 모두가 전문경영인이었다. 우리기업들이 여전히 기업경영과 보수 측면에서 총수 일가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는 한·미·일 3국의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임원의 지난해 보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한국에서는 전문경영인인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24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종균 부회장(84억원)과 윤부근 부회장(77억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58억원) 등 삼성 소속 CEO도 연봉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는 오너 일가 차지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152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이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109억원 △정몽구 현대차 회장 80억원 △허창수 GS 회장 73억원 △조양호 한진 회장 66억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62억원 등 6명도 ‘톱10’에 들었다.
이들 10명의 연봉 총액은 모두 1006억원이었다.
미국의 경우 4위에 오른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441억원)과 10위를 기록한 컴캐스트의 공동 설립자 아들인 브라이언 로버츠(348억원)를 제외하면 모두 전문경영인이었다. 반도체회사 브로드컴의 호크 탄 CEO가 우리나라 최고 수령자 10명의 연봉을 합친 액수보다 많은 1103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우듀폰의 앤드류 리버리스 회장(702억원)과 컴캐스트 스티븐 버크 부사장(497억원)이 뒤를 이었다. 사프라 가츠 오라클 사장은 436억원의 연봉(6위)으로 여성 경영인으로서 유일하게 한·미·일 3국의 보수 총액 톱 10에 올랐다. 미국의 최고 연봉자 10명의 급여를 더하면 5091억원이다.
일본은 10명 모두 전문경영인이었다.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조셉 마이클 데핀토 대표가 241억원의 연봉을 받아 수위를 차지했다. 소프트뱅크 소속 전문경영인 4명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로널드 피셔 부회장이 202억원을 받았고 마르셀로 클라우레 최고운영책임자(COO)가 138억원을 챙겼다. 또 라지브 미스라 이사(124억원)와 미야우치 켄 부사장(87억원), 타케다제약의 크리스토프 웨버 CEO(122억원), 토요타의 디디에 르로이 부사장(103억원), 소니의 히라이 카즈오 회장(91억원) 등도 10위권에 포함됐다. 이들의 연봉 총액은 1306억원으로 집계됐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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