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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北과 교류 지속 위해 협정 체결·협력진흥원 설립 진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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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3 19:31:47 수정 : 2018-07-03 19: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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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문화융성 아닌 실제 지원 확대… 콘텐츠 인재 양성, 재원확보안도 마련… 블랙리스트 연루 인사 주요 보직 임명… 살피지 못한 불찰 커… 재발 방지 최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지난 1년은 난파선을 제 궤도에 올려놓는 과정과 유사했다. 취임 당시 문체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초토화된 상태였다.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 시급했다. 새 정책 비전을 내놓을 새도 없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응하며,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부터 이뤄내야 했다. 남북 교류의 물꼬도 터졌다. 한숨 돌릴 틈 없이 평양으로 날아갔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미투’ 후속 대책 마련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민족끼리 언어와 역사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 문화예술 교류에 이어 체육분야의 협력도 늘려가야한다고 말했다. 예술 창작자층이 두터워지도록 지원하고 우리 문화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역점을 두며 문화산업 확장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상윤 기자
도 장관을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최근 만났다. 도 장관은 “1년 동안 쉬는 날이 없었다”는 말로 숨가빴던 시간들을 전했다. 남북 교류 사업에 대해서는 단어를 골라가며 진중하게 답했고, 앞으로 문체부가 추진할 사업들이 화제에 오르자 말의 속도를 높였다. 도 장관은 북한과 교류 지속을 위해 남북 문화교류 협정 체결, 문화교류 협력진흥원 설립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서 있고 차분하게’를 기본 원칙으로 언어·역사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말뿐인 ‘문화융성’이 아니라 문화예술 지원을 늘리고 콘텐츠 인재를 양성하며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블랙리스트 연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임명돼 논란이 인 데 대해서는 “꼼꼼히 살피지 못한 불찰”이라며 “관여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게 먼저이고, 이후 또다른 블랙리스트가 나오지 않도록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문체부 장관 중 가장 바쁜 1년을 보낸 것 같다.

“1년 동안 하루도 휴가를 쓰지 못했다. 토·일요일조차 제대로 쉰 적이 없다. 중국의 사드보복 탓에 관광이 곤란을 겪었다. 블랙리스트 때문에 내부 분위기도 축 처져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실패하고 말거라 해서, 이를 성공시키느라 전력을 다했다. 지난 1년간 일이 엄청 많았던 거다. 휴가를 못 갔다고 하면 ‘관광 주무장관이 휴가도 안 쓰면서 여가 활성화 대책을 만들었느냐’고 지적할 테지만··· 사나흘만이라도 어디 가서 쉬려 하면 계속 일이 터졌다. 하하.”

-문체부가 남북 교류의 최일선에 섰다.

“남북 교류와 관련해 정부가 가장 먼저 생각하는 건 완전한 비핵화다. 그다음 군사 대치를 풀고 종전선언을 하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해 남북공존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문제가 풀리면 진행해야 할 게 있다. 같은 언어를 쓰는 한민족끼리 언어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역사 동질성 회복도 마찬가지다.”

-그런 맥락에서 겨레말큰사전 공동편찬·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재개를 북측에 제안했는데.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을 계기로 남북 언어학자들이 서로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한다. 70년 동안 남북언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리하는 게 필수다. 개성 만월대는 고려의 왕궁이었고, 홍건적의 침입으로 폐허가 된 뒤 조선왕조 내내 방치됐다. 발굴해 보니 다량의 유물들이 나왔는데 거기서 나온 금속활자를 남쪽에서도 눈으로 봤으면 좋겠다. 동시에 체육·공연 예술 교류를 병행해야 한다. 지난 4월 평양공연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 공연을 하자고 했다.”

-남북체육회담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와 아시안게임 공동입장 세부사항을 합의했다. 단일팀은 병역 문제가 있어 민감한데.

“우리가 조정과 카누 종목을 제안했는데 북측은 더 많은 종목을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 아시안게임은 남자 선수의 경우 병역 면제 문제도 걸려 있다. 피해를 보는 선수들이 생겨날 수 있어 우선 여자농구와 조정, 카누만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8월 30일∼9월15일)에 북측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2020 도쿄올림픽,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비해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남북 대표팀의 경기력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남북 교류를 위한 기본 입장과 추진 사업은.

“지난번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이 ‘양 정상 간에 논의된 걸 먼저 하자’고 했다. 우리 측에선 새로운 걸 하자는 요구도 많은데, 우선 합의된 것부터 하고 차례대로 해 나가자는 게 기본입장이다. 지속가능한 남북 문화교류협력 기반을 위해 제도를 만드는 작업도 필요하다. 남북 문화교류협정 체결, 사업백서 발간, 문화교류협력진흥원 설립 등이 있다. (제가) 문인으로 활동하면서 2005년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와 2006년 ‘6·15 민족문학인협회’ 결성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남북 작가들이 함께 민족의 문학사를 이야기하며, 문학을 통해 민족 동질감을 회복하기에는 ‘남북문학교류 활성화 사업’도 매우 뜻 깊다고 생각한다.”

-남북 교류가 활성화되면 백두산 관광이 성사되리란 기대도 있다.

“남북 교류는 평화공존 체제를 이끄는 1순위다. 그게 되고 나면 바로 북의 경제개발에 대한 지원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쯤에서 관광재개 여부가 거론될 것 같다. 금강산 관광뿐 아니라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 때 나온 백두산 관광도 해당된다. 10·4선언 합의내용을 지켜야 한다는 건 지난번 판문점 선언에서도 나왔다. 그다음 원산 쪽도 관광길이 열리지 않겠나 전망한다. 아직 관광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건 아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남측예술단 ‘봄이 온다’ 공연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났는데.

“(김 위원장은) 대화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고, 막힘 없이 술술 이야기하며 화통한 데다 다방면에 걸쳐 아는 것도 많아 보였다. 자연스럽게 2시간 반 동안 이야기를 나눴는데, 공연 내내 궁금해하는 게 많았다. 남쪽 노래와 가수, 무대영상·자막·조명 사용 방식 등. 북한에서는 볼 수 없던 새 기술이 연출되면 바로 질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남북 교류에 몹시 적극적인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정부는 표면적으로나마 ‘문화융성’을 내세웠는데, 문재인정부에서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떤가.

“지난 정부의 4대 정책에는 ‘문화융성’이 들어가 있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배제·간섭·검열해 돈이 엉뚱한 데로 빠져나갔다. 겉으로 구호만 걸었던 탓에 문화예술이 더 피폐해졌다. 이번 정부는 일단 지원한다, 특히 창작 지원을 한다, 기초예술도 후원한다, 젊은 콘텐츠 분야 인력들을 양성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안정적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이에 관한 구체적 계획들이 있다. 재정 당국과 2019년, 2020년 예산을 세우며 계속 채근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기본 생계유지 방안을 마련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 문화가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나가도록 지원하는 일 또한 역점사업이다. 한 개인이 몇 달 히트치고 사그라드는 한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감을 얻도록 조직과 장치를 만들려 한다.”
-방탄소년단의 해외 인기가 뜨겁다. 한류 정책은 어떤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200에서 1위를 했다. 가수 싸이 때 경제적 효과가 1조원 정도 됐다. 방탄소년단은 1조원을 능히 넘길 거라 예상한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용준이 3조원 정도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방탄소년단이 1위 하는 동안 사실 국가가 한 것은 없다. 그런데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있다. 다양한 창의인재들을 양성해 내서, 예술 창작자층이 두터워지도록 도와야 한다. 젊은 창작자들에게 멘토를 연결해 주고 작업할 공간·시간을 마련해 주는 게 국가가 할 일이다. 문화산업 확장에 투자해야 한다. 성공한 드라마와 노래 등은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어마어마한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므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문화산업은 있지만 오히려 기초예술은 죽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순수 창작지원 예산은 거의 확보되지 않고 고갈됐다.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기초예술 지원부터 늘릴 것이다. (고갈 위기인) 문예진흥기금 등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상의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이 있는 인물들이 임명되었다가 철회되는가하면 전력 논란으로 사퇴하는 경우도 있었다.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 불찰이다. 유감스럽다. 인사 문제는 전부 제 책임이다.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 책임 규명 권고안이 넘어온만큼 관여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일을 먼저 하려 한다. 엄정하게 대처하겠다. 제2의 블랙리스트가 있어선 안 된다.”

-요즘도 시를 쓰나.

“계속 쓰고 있다. 하지만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다. 문학의 시선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문제를 삼고 하니, 써서 저장만 해두고 있다.”

대담=김신성 문화체육부 부장 

정리=송은아 기자 sskim65@segye.com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충북 청주(63) ●충북대 국어교육학사·석사 ●충남대 문학 박사 ●덕산중학교 교사 ●전교조 청주지부장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이사장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 ●제19·20대 국회의원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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