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포문은 여당 원내대표가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재계와 만난 자리에서 “탄력근무제를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6개월로 늘리겠다고 확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홍 원내대표는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에 의할 경우 2주, 노사 간 합의에 의할 경우 3개월 동안 탄력근무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야당도 탄력근무제를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은 탄력근로제 기간을 취업규칙에 정할 경우 2주에서 1개월로, 노사가 합의할 경우 1년까지 연장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도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 |
“최저임금법 개정안 폐기” 민노총 도심 집회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4만명(주최 측 8만명 주장)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어 최저임금법 개정안 폐기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주 52시간 근로시간제와 관련해 6개월 계도기간을 두는 등 문재인정부의 노동정책이 급속히 후퇴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
야당은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압박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산업현장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자 (정부가) 6개월간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두는 것으로 땜질 처방만 해놓은 상태”라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인가 연장근로 허용범위 확대 등 보완책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도 이날 “환불되지 않는 값비싼 옷을 온라인 주문한 기분”이라며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책을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최저임금법 개정안 폐기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열린 최대 규모 집회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