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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 태형" "손흥민 군 면제"…靑 청원게시판도 월드컵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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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9 07:00:00 수정 : 2018-06-28 17: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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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월드컵 희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격하게 ‘치르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게시판이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승패에 따라 출렁이며 홍역을 치르고 있어서다.

스웨덴과 멕시코전에 잇따라 패한 뒤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인 특정 선수를 비판하는 인신공격성 청원이 쏟아지더니, 역사적인 독일전 승리 뒤에는 선전을 펼친 손홍민과 조현우 등의 군면제를 해달라는 청원이 쏟아졌다.

지난해 8월 개설된 이래 한 달 평균 2만여 건의 청원글이 올라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과도한 개인 비난 등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국민 자정 능력을 믿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독일전 승리에 “손홍민 조현우 군면제” 청원 쇄도

한국이 28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랭킹 1위 독일을 격파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사이트에는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의 병역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약 100건 이상 올라왔다. 이와 함께 멋진 선방쇼를 선보인 조현우(대구FC)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의 국민 청원이 쏟아지고 있다.

청원자들은 “손흥민, 조현우 성적에 상관 없이 군대 면제 시켜줘야 한다”며 “이런 인재들을 군에 보내서 2년을 낭비하는 것은 본인들과 대한민국 어느 누구에도 득이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손흥민을 대신해 군에 입대하게 해달라는 청원도 등장했다. “제가 (손흥민) 대신 (군대에) 가겠다”는 한 네티즌은 “이미 군대를 GOP대대 소속으로 갔다 왔지만 손흥민 선수를 대신해서 간다면 GP도 들어갈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법률 등에 따르면 축구 국가대표가 군대를 면제받기 위해선 올림픽 메달 또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따야 한다. 월드컵은 세계선수권과 동급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애당초 군면제와는 상관이 없다. 반면 현역병 대신 축구선수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무 축구단’, ‘경찰청 축구단’ 입단은 만 27세 이하만 신청할 수 있다. 게다가 신청을 위해서는 국내 무대에서 1년 동안 선수생활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반면 결과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16강 탈락, 신태용 즉각 파면 청원합니다”는 청원글이 오르기도 했다. 

◆멕시코전 패배 뒤엔 선수 및 축협 비난 쏟아져

하지만 독일전 승리 이전까지 한국이 스웨덴에 이어 멕시코에게도 패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진한 선수들을 비판하는 청원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1차전 스웨덴전에 이어 2차전 멕시코전에서도 부진한 경기력을 보인 장현수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장현수는 멕시코전에서 태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공이 손에 닿으면서 주심이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고 2번째 실점에서도 너무 빠른 태클을 했다가 실점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현수 선수의 국가 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에서부터 “장현수 선수의 문신이 보기 싫으니 지워달라” “국외로 추방하라” “곤장으로 볼기를 치는 태형을 건의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1차전 스웨덴전에서 태클을 했다가 페널티킥을 허용한 김민우에 대해서도 “김민우 선수에게 구속영장 발부해주세요” 등의 비난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축구협회 해산’ 혹은 ‘축구계 적폐 청산’ 등과 관련된 내용도 수십건 올라오기도 했다. 서명 동참 인원은 적지만, 비슷한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축구협회의 목적은 단지 월드컵에 진출해서 돈을 벌려는 것뿐”이라며 “월드컵이 끝나면 그들은 또 새로운 감독을 자리에 앉히고 대중의 욕받이를 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개설…“개인 비난 배설구” VS “자정 능력”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은 지난해 8월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만들어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하루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600~700여 개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한 달 평균으로 약 2만건 정도 글이 올라오는 셈이다. 현재까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난민 수용 반대’ ‘소년법 개정’ ‘낙태죄 폐지’ 등 다양한 분야의 청원이 올라왔고, 청와대나 정부가 답변을 남기는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게시물은 현재 36개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정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부터 각종 갈등 사안에 대한 악플 배설구가 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지난 27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사람들의 분노를 배설하는 창구가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안다”면서도 “좋지 않은 목소리 혹은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목소리를 보면서 국민들이 거기에 대해 자정 능력을 가동시키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언급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28일 발표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대한 국민여론 현안조사 결과(전국 성인남녀 501명 대상,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운영을 개편하거나 현행 그대로 운영해야 한다’는 응답이 60.3%로 다수를 차지했고, ‘사회 갈등을 조장하므로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2.0%,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7%였다.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국민의 목소리를 제한 없이 듣기 위해 현행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20.1%였고, ‘악성 글을 막기 위해 실명제 도입 등 운영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응답이 40.2%로 집계됐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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