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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16C 성 조지 목조상… 스페인 또 ‘복원참사’

입력 : 2018-06-27 19:33:33 수정 : 2018-06-27 19: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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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칠로 영광스런 모습 대신 만화캐릭터처럼 바꿔 놓아 논란 / ACRE “문화유산 훼손 묵과 못해”
6년 전 한 교회의 예수 벽화를 ‘원숭이 얼굴’처럼 덧칠해 논란이 일었던 스페인에서 이번에는 16세기 목조 조각상의 얼굴을 만화캐릭터처럼 바꿔놓은 ‘복원참사’가 또 발생했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에스테야의 성 미카엘 교회에서 보관 중이던 16세기 성 조지(St. George) 목조상(사진)이 페인트칠해져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회 측은 목조상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지역 미술공예 교사를 고용해 복원토록 했다. 문화재 비전문가였던 해당 교사는 성 조지 목조상의 얼굴을 분홍색으로 칠하고, 빛바랜 갑옷을 밝은 회색과 빨간색으로 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을 보도하며 “목조 조각에 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되돌리는 대신 만화캐릭터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콜도 레오스 에스테야 시장을 인용해 “악의를 갖고 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들이 소유한 보물에 대해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스페인 예술품보존협회(ACRE)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문화유산에 대한 공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이런(문화재 복원)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놀랍도록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2012년 스페인 보르하의 한 교회에서도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가 그려진 1930년대 벽화 ‘에케 호모(ecce homo·이 사람을 보라)’를 80대 할머니가 복원하려다가 훼손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할머니가 복원을 시도했던 벽화는 원숭이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모습으로 변해버렸고, 스페인 언론은 “역사상 최악의 복원”, “망친 작업”이라고 비난했다.

2016년에도 기독교인과 무어인 사이에 1000년 전 벌어진 전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스페인 남부 카디스의 ‘마트레라성’을 복원하면서 성벽 곳곳을 마치 콘크리트를 발라놓은 것처럼 네모 반듯하게 다시 세워 ‘복원참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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