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러시아 월드컵이 19일 앞으로 다가 왔다. 한국 첫경기인 18일 오후 9시 스웨덴전까지는 23일 남았다.
한국은 1954년 제5회 스위스월드컵을 통해 처음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 이래 2014브라질 월드컵까지 9차례 월드컵에 참석했다. 모두 30번 경기를 치뤄 30득점, 65실점을 해 경기당 1골을 넣었고 2.17골을 허용했다.
1954년 처음 출전해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대패한 것을 빼면 28경기서 30골(경기당 1.07골), 46실점(경기장 1.75실점)으로 실점이 다소 줄어든다.
지금까지 우리 태극전사가 터뜨린 30골 중 가장 멋진 5골을 모아 봤다.
한 골 한 골이 소중하고 기가 막혔던 만큼 순위를 매기는 것은 2018러시아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① 2002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 박지성 골
2002년 6월 14일 한국 대표팀은 1승1무의 전적을 안고 포르투갈과 D조 3차전에 나섰다.
당시 한국은 세계적 스타 루이스 피구, 세르지우 콘세이상, 주앙 핀투 등 쟁쟁한 멤버가 포진한 포르투갈에 지면 16강 진출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 해결사로 나선 이가 박지성. 0-0이던 후반 25분 박지성은 이영표가 왼쪽에서 넘긴 크로스를 포르투갈 오른쪽 페널티 지역에서 가슴으로 받은 뒤 오른발 리프팅으로 마크맨 콘세이상을 제치고 왼발슛을 때렸다.

득점을 확인한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으며 한국은 1-0으로 승리,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이 골로 무명이었던 박지성은 네덜란드로 진출하는 등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4월 국제축구연맹(FIFA)이 역대 월드컵 '원더풀 골 베스트 8' 중 하나로 박지성의 이 골을 선정했다.
②.1990년 스페인전서 황보관의 캐논 슛
1990이탈리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서 황보관이 터뜨린 22m 중거리 슈팅은 지금봐도 가슴이 후련한 골이다.

첫 경기인 벨기에전서 0-2로 패한 한국은 6월 17일 스페인과 맞섰다. 0-1로 뒤진 전반 24분 한국은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우측 바깥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최순호가 살짝 왼쪽으로 밀어주자 황보관이 그대로 달려가면서 22m 슛, 상대 골문을 시원하게 뚫었다. 시속 114km로 당시 최고 스피드를 기록, 황보관에게 '캐논 슈터'라는 별칭이 붙었다.
③ 1986년 이탈리아전 최순호의 한번 접은 뒤 때린 17m 슛
1986년 6월 10일 이탈리아와의 A조 3차전에서 나온 최순호의 감각적인 중거리 슛은 '1990이탈리아 월드컵 베스트골' 10위에 선정됐을 만큼 빼어났다.

1무1패로 16강행이 어려워진 한국이지만 강호 이탈리아를 맞아 나름 선전했다.
0-2로 뒤진 후반 17분 최순호는 박창선의 넘겨진 볼을 받아 왼쪽에서 오버래핑하는 선수에게 주는 척하다가 재빠르게 오른쪽으로 턴하며 2명을 순식간에 제친 뒤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우측에서 17m 슛~,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경기는 한국의 2-3패.
④1994년 독일전 홍명보의 25m 롱 슛
1990년 고려대 4년때 월드컵 대표로 선정된 홍명보는 1994미국월드컵에선 대표팀 기둥으로 맹활약 2골을 터뜨려 한국축구사상 단일대회 첫 멀티골의 주인공이 됐다.
6월 17일 스페인전서 골맛을 본 홍명보는 2무의 전적을 안고 6월 27일 독일전에 나섰다.

1-3으로 뒤지던 후반 18분 고정운의 크로스를 독일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내자 이를 낚아챈 홍명보는 상대 수비수 한명 제치고 25m 중장거리 슛을 날렸다.
볼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독일 골네트 오른쪽을 갈랐다. 이른바 톱스핀이 걸린 드라이브 슛으로 위력이 대단했다. 한국은 2-3으로 석패했다.
⑤한국 월드컵 도전 사상 첫 득점인 1986년 아르헨티나전 박창선의 중장거리 골
1986년 한국은 32년만에 월드컵 무대를 다시 밟았다. 그 이후 이번 2018러시아월드컵까지 9회 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86멕시코 월드컵 본선 A조에 속한 한국의 첫 상대는 우승후보 아르헨티나. 비록 1-3으로 패했으나 월드컵 사상 한국의 첫 골의 터졌다.
주인공은 박창선으로 내용도 멋졌지만 '한국 월드컵 첫골'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6월 2일 아르헨티나에 0-3으로 끌려다니던 후반 28분 최순호가 드리블한 공을 이어받은 박창선은 미드필드 중앙에서 벼락처럼 25m 중자거리 포를 터뜨렸다. 볼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박창선은 무릎을 꿇고 감사기도를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SBS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