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생산직 직원들을 산 속에 모아놓고 물리·회계 등을 가르치는 황당한 '직무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24일 JTBC는 이른 아침 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회사버스를 타고 약 1시간 30분을 걸려 도착한 산 속에 있는 임시 교육장에서 교육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측은 지난해 9월부터 이 '직무 교육'을 실시해왔다.
117명의 직원들은 사내교육장이 있음에도 조리시설과 식당이 없는 산 속 교육장에서 밥을 비닐에 받아 바닥에서 먹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3주째 직무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에 사용되는 '생산기술 직무교육' 교재에는 물리, 재무상태표 읽는 법, 재무비율 분석하는 법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팀원 15명 중 유일하게 교육 대상자로 지정된 직원 A씨는 "저희 팀에서는 혼자 파업 참여하고 그런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라고 밝혔다.
교육 대상자 중 파업 참가자 비율은 90%에 달한다.
이들은 하루에 100장이 넘는 PPT 자료를 배운 뒤 2주에 한 번씩 치르는 시험에서 탈락하면 강제 휴업을 한 뒤 재교육을 받습니다.
이 기간엔 수당이 나오지 않고 휴업 기간에는 임금의 30%가 삭감된다.
지난해 9월 이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직원은 200명 이상이다.
교육장 곳곳에는 희망퇴직 관련 공지가 붙어 있으며 교육받는 직원자들에겐 희망퇴직 권유 문자도 전송된다.
현대중공업 측은 "교육 과목은 개념적으로 이해할 경우 직무역량에 도움이 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 교육으로 5억원이 넘는 고용보험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팀 chunjaehm@segye.com
사진=JTBC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