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빗물저금통’ 등 대안 모색을/물관리의 핵심은 ‘공동체 의식’/물부족 해결법 다함께 고민해야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하늘에서 내리는 비도 최근에는 연일 ‘흙비’였다. 흙비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입자가 빗방울과 뒤엉켜 떨어져 내리는 것이다. 흙비가 내리는 날에는 외출도 삼가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이런 흙비를 정수해 ‘저금통’에 넣어두었다가 유용하게 꺼내 쓰자는 ‘빗물박사’가 있다.
지난 5일 서울대 건축환경공학부에서 만난 한무영(62) 교수. 한 교수는 “먼지비나 흙비도 정화과정을 거치면 가정의 생활용수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7년 넘게 빗물을 연구해 온 빗물 전문가다. 2001년 서울대에 빗물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빗물 관련 저서만 12권을 펴냈을 정도다.
‘빗물 박사’로 불리는 한무영 서울대 교수는 “미세먼지가 섞인 먼지비도 정화과정을 거치면 가정의 생활용수로 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한 교수가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옥상에 설치된 빗물저금통의 물로 손을 씻는 모습. 남정탁 기자 |
일반 가정에서 빗물을 받아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한 교수는 ‘빗물저금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건물 옥상에 빗물을 저장하는 빗물저금통을 설치하고, 배관(홈통)을 통해 가정에서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는 “옥상이 있는 건물에서는 빗물저금통에 물을 받은 뒤 홈통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며 “빗물저금통은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옥상이 아닌 실내공간이나 지하주차장 등에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가 이처럼 빗물 활용을 강조하는 것은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강수량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 도시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빗물이 강이나 바다로 잘 빠져나가도록 설계됐다”며 “그러다 보니 빗물 활용도가 전체 강우량의 25%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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