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작가는 조형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나무를 찾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환경을 조성한 뒤 사진을 찍는다. 선택한 나무와 오랜 시간을 소통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해당 나무의 가장 아름다움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심지어 사과나무의 경우 부석사 인근의 과수원에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사서 특별 관리까지 했다.
나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전 하얀 모래를 주변에 깔고 흰 천을 배경에 캔버스처럼 세워 오로지 나무 형태와 그림자, 강렬한 붉은 꽃과 열매의 색상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나무 존재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의 사진이 풍경이 아닌 나무초상회화로 읽히는 이유다. 나무의 가장 화려한 한 때, 절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내 열매와 잎, 꽃을 떨구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아름다움마저도 처연하다. 우리네 일생도 그럴 것이다. 그 한 때는 지나가게 마련이다. 숭고미가 고개를 드는 지점이다.
편완식 객원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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