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재활용쓰레기 선별업체를 운영하는 전재범 대성환경 대표는 3일 인천 서구 오류동의 회사 야적장에 쌓인 비닐봉지 중 하나를 북북 뜯었다. 이 비닐봉지 속에는 일반 비닐뿐만 아니라 부직포와 유아용 매트리스, 스티로폼 등 폐기물과 여러 종류의 재활용쓰레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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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 서구 대성환경의 쓰레기 야적장 한 쪽에 재활용할 수 없는 계란판이 압축돼 쌓여 있다. 이창훈 기자 |
전 대표는 “수년간 분리수거 배출 규정을 지켜달라는 우리의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각심을 알리자는 차원에서 ‘이물질 묻은 비닐과 다른 쓰레기와 뒤섞인 플라스틱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정상대로 수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자체, 소비자, 기업 등 우리 사회가 변하지 않으면 쓰레기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덜 쓰고 덜 생산하고 더 재활용해야 ‘쓰레기대란’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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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천 서구 대성환경의 쓰레기 야적장에 쌓인 비닐 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된 가방. 이창훈 기자 |
플라스틱과 비닐을 수거해 선별하는 이곳에는 하루 300∼350t의 쓰레기가 들어온다. 전 대표는 2014년 당시 플라스틱과 비닐의 비중이 8대 2에 불과했지만 최근 6대 4까지로 비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닐 쓰레기는 수거해도 절반은 재활용할 수 없는 상태거나 폐기물이 섞여 오히려 돈을 내고 버린다”며 “그나마 쓸 수 있는 비닐쓰레기만 고형연료(SRF)의 원료를 만드는 회사에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물질이 묻은 비닐 쓰레기는 하나만 있더라도 해당 쓰레기가 담긴 봉투 모두를 폐기해야만 해 재활용을 막는 큰 걸림돌이 된다.
전 대표는 “중국의 수입거부로 사라진 비닐 쓰레기 재활용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며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고형연료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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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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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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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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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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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한 재활용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품을 분리하고 있다. |
전 대표와 함께 둘러본 야적장 한쪽에는 계란판을 압축한 쓰레기가 어른 키 3배 높이만큼 쌓여 있었다. 올해 중국의 재활용쓰레기 수입중단 조치로 계란판과 플라스틱 일회용 커피잔은 현재 오갈 데 없는 신세다. 일회용 커피잔은 프랜차이즈별로 플라스틱의 원료인 PET와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스타이렌(PS)으로 각기 다른 커피잔을 만든다. 전 대표는 “일회용 커피잔은 맨눈으로 봤을 때는 PET, PP, PS인지 구분이 안 된다”며 “분리를 할 수 없으니 결국 폐기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은 중국에 수출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막혀 1000t 가까운 일회용 커피잔과 계란판을 처치 못 해 곤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부와 기업이 생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용기를 디자인하고 원료를 선정해야 자원 재활용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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