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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홍제동 소재 빈집의 리모델링 이전(왼쪽 사진)과 이후 에어비앤비 숙소로 변모한 모습. |
강원 강릉에 살고 있는 배효선씨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기간 중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됐다. 배씨가 알선한 숙소는 3~4년 전부터 비어있던 집이다. 이 집은 에어비앤비가 강원창조경제센터와 함께 현지 청년들을 위해 진행한 공간 재생형 게스트하우스 창업 공모에 선발된 배씨가 직접 리모델링을 해 재탄생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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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홍제동 소재 빈집의 리모델링 이전(왼쪽 사진)과 이후 에어비앤비 숙소로 변모한 모습. |
배씨는 공모를 신청하면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게 된 홍제동은 조선시대에 중국인 사신들이 머물렀던 국영 여관 홍제원이 있던 곳이었으며, 1990년대에는 강릉으로 유학을 온 대학생들이 모여 하숙과 자취를 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홍제동이 지금은 빈 집이 많고 쇠퇴한 동네지만 에어비앤비라는 세계에 활짝 열린 플랫폼으로 관광객을 받게 되면 다시 부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배씨는 “바쁨에 지친 젊은이들을 위해 ‘느린 마을’을 구성하고, 서울의 익선동과 원서동 같이 노포(오래된 점포)를 활용해 마을재생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리모델링 작업은 마침 동계올림픽 기간에 마무리될 수 있었다. 올림픽 관람을 위해 이곳을 찾은 관광객을 대상으로도 집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여러 곳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는 빅 이벤트를 계기로 배씨가 원하는 도시재생을 추진하는 첫 발을 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동계올림픽대회 시작과 함께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돼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아와 (출발은) 순조롭다고 느껴지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빅 이벤트는 이처럼 관광형 도시재생을 촉발시킨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가 열린 3주(2월9-25일) 동안 배씨가 만든 숙소처럼 강원도에서 문을 연 에어비앤비 숙소는 1만5000명의 관광객을 맞이했다. 강원의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은 관광객은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0% 증가한 수준이었다. 이 중 6600명이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강원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9300명의 7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짧은 기간 동안 순간적으로 인바운드 관광객을 크게 늘려 해외에 인지도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배씨가 기대하는 홍제동의 도시재생을 촉발시키려면 관광객에게 먼저 ‘이런 곳이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올림픽이라는 빅 이벤트가 이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준 셈이다.
또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올림픽 기간 중 처음으로 문을 연 에어비앤비 숙소가 500개로, 올림픽 기간 동안 관광객을 받은 숙소 전체의 27.8%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동계올림픽은 남는 자산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공유경제를 시험해 볼 수 있는 훌륭한 테스트 마켓으로도 작동했다.
강원도 전 지역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은 자신의 집을 공유해 추가 수입을 올렸다.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 지역의 에어비앤비 숙소가 얻은 수입은 모두 24억원에 달했다. 개별 호스트의 수입(수입 중간값)은 120만원이었다. 지역을 재생하고자 하는 목적은 경제활동을 재개해 다시금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데 있다. 해외로 활짝 열린 플랫폼을 잘 활용한다면 올림픽이 가져다준 이 혜택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 sungwon.eum@airbn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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