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오늘도 패럴림픽] 'Disable'이 아닌 'This is able!'

입력 : 2018-03-13 06:05:00 수정 : 2018-03-12 12:31:34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설원을 누빈 선수들이 멀리서 하나둘씩 결승선을 향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힘찬 함성과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결승선 넘자마자 탈진해 쓰러진 선수들의 모습을 보노라니 그들이 달리는 동안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냈는지 짐작하게 했다.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넘는 불굴의 정신은 비장애인 선수들과 다를 게 전혀 없었다.

 

12일 오전 10시부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20km 프리 입식 경기가 펼쳐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는 국내외에서 찾은 관중들로 자리가 가득 찼다. 설원을 누빈 선수들이 멀리서 하나둘씩 결승선을 향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힘찬 함성과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결승선 넘자마자 탈진해 쓰러진 선수들의 모습을 보노라니 그들이 달리는 동안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냈는지 짐작하게 했다.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넘는 불굴의 정신은 비장애인 선수들과 다를 게 전혀 없었다. 사진은 결승선 통과 후, 바닥에 쓰러진 노르웨이의 하콘 올스루드(Hakon Olsrud). 이날 하콘은 3위를 차지했다.


12일 오전 10시부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20km 프리 입식 경기가 펼쳐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는 국내외에서 찾은 관중들로 자리가 가득 찼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경쾌한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경기에 몰입하는 훌륭한 윤활제가 됐다.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는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선수들에게 향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우리나라 장애인 노르딕스키 국가대표 유망주 권상현(21)은 53분21초60의 기록으로 출전선수 18명 중 12위를 기록했다.

초반 4.32㎞까지 14위에 처졌지만 경기 중반부터 속도를 높여 9.28㎞ 구간에서 12위까지 올라간 뒤, 순위를 유지한 채로 결승선을 넘었다.

1위는 44분52초40을 기록한 우크라이나 이호르 레프티유크(Ihor Reptyukh)의 몫으로 돌아갔다.

 
전광판에 권상현(21)의 모습이 뜰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12위를 기록한 그는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순수한 자기 체력으로 달리는 경기인 만큼 가능한 모든 경기력을 쏟는 게 목표였다”며 “그만큼 힘이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웃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권상현은 “순수한 자기 체력으로 달리는 경기인 만큼 가능한 모든 경기력을 쏟는 게 목표였다”며 “그만큼 힘이 나온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웃었다.

권상현은 분만사고로 왼팔의 신경이 죽는 상지 장애를 가졌다.

자존감 잃고 은둔생활 하던 권상현은 체중이 크게 늘자 다이어트를 위해 노르딕스키를 배웠는데, 기량이 크게 늘고 재미까지 느끼면서 어느새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다.

한때 사회복지사를 꿈꿨기에 권상현이 설원을 누비리라고는 과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패럴림픽은 수많은 장애인에게 희망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직접 뛰지는 못해도 간접적으로나마 땀방울 흘리는 선수들을 보며 새로운 꿈과 희망을 장애인뿐만 아니라 그들의 보호자에게도 준다는 말이 들린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도 최근 기자와의 대화 도중 이 같은 말을 한 적 있다.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20km 프리 입식에 이은 20km 시각장애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에도 관중들은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권상현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패럴림픽이)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오도록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굳이 운동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면 같은 뜻이 있는 다른 사람들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금 거창해도 패럴림픽이 장애인과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입식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관중석에서 만난 10대 학생들도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을 보니 감동이 느껴진다”며 “우리처럼 한창 꿈을 키우고 여러 가지를 생각할 나이의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평창|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카리나 '해맑은 미소'
  • 카리나 '해맑은 미소'
  • 박은빈 '반가운 손인사'
  • 전지현 '단발 여신'
  • 아이유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