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지하철 사당역 내에 위치한 한 잡화점은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매출이 증가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4호선 환승구간인 사당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사로 꼽히지만 인근 대형 쇼핑몰 입점과 경기축소로 지하철 내 상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11일부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잡화점 관계자 A씨는 “과거보다 매출이 많이 줄었다”며 “버스 노선도 다양해지고 주변 쇼핑몰도 많아 고객의 발길이 끊겼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에 비해 역사 임차료가 싸지 않은 편”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잡화점을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
다른 역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울 역사 내의 한 편의점 점장은 “잘 알려진 역이라 입찰을 따냈는데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고를 정리했다. 그는 “유동인구보다 실제 이용객은 많지 않다”며 “인근 분식점도 매출이 안 나와 가게를 내놨고 6개월 넘게 비어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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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사 내에 빈 상점 공간. |
지하철 상점은 이동 중 손쉽게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의 판매가 유리하기 때문에 개인상점으론 의류·잡화·빵집 등이 주로 들어서 있는데 저가 상품들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인기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지하철 상점가를 지나던 신모(50)씨는 “지하철에 파는 상품들을 믿을 수 없다”며 “요즘 시내에 저렴한 상품을 파는 곳이 많아 굳이 역까지 들어와 살 필요가 없지 않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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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사 내 상점들은 복합쇼핑몰을 형성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
고속터미널역사 내 복합쇼핑몰 고투몰 관계자는 “지난해 지하철 역사 내 내국인 매출이 30%가량 줄었다”면서 “이제는 이미지 제고와 관광객 유치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위쳇, 알리페이, 비트코인 등 결제시스템을 다변화 했고 오는 5월에는 온라인 쇼핑몰 오픈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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