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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문화재] 봄을 알리는 천연기념물 미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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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08 20:42:51 수정 : 2018-03-08 20: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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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겨울바람이 주춤해지고, 노오란 봄이 오면 산과 들 곳곳에 봄꽃이 고개를 내민다. 이 계절이 되면 매화나무, 산수유, 생강나무, 벚나무, 살구나무, 앵두나무 등과 더불어 미선나무의 귀한 꽃도 볼 수 있다. 미선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세계에서 1속 1종밖에 없는 세계 유일한 나무이다. 나무는 개나리와 비슷하게 꽃이 잎보다 먼저 피고 꽃모양도 비슷하나 좀 더 작고 화사하다. 향이 거의 없는 개나리와 달리 미선나무 꽃에서는 이른 봄의 상큼한 향을 맡을 수 있어서 최근에는 미선나무를 이용한 향료나 화장품에 관한 특허등록도 활발하다. 가장 큰 특징은 ‘꼬리 미(尾)’, ‘부채 선(扇)’ 자를 쓰는 ‘미선’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열매다. 대나무살에 명주천이나 종이를 붙여 둥글게 만든 부채인 미선과 열매의 모양이 흡사하다. 초록색에서 점차 복숭아 빛으로 붉게 익어가면 열매는 아이의 발그레한 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향기와 모양 모두 특색이 강하지만 미선나무에 대한 옛 기록은 거의 없다.

1919년 일본 식물학자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고 1924년 미국의 아놀드 식물원에 보내지면서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괴산 송덕리(제147호)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 자생지는 대부분 돌이 많은 척박한 야산으로 다른 나무들과 경쟁에 밀려 이런 곳에 정착한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은 해제되었으나 처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충청북도 진천군 자생지의 미선나무는 진천초등학교 교정에서 자라는 것을 직접 스케치하여 1963년 우표(사진)로 발행되기도 했고, 1961년 5학년 자연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을 만큼 당시에는 중요한 나무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보존의식의 부재로 사람들이 나무를 뿌리째 캐어 개인 앞마당에 심거나 싼값에 팔면서 자생지가 훼손되었고 7년 만에 지정이 해제된 부끄러운 아픔을 지니고 있다.

미선나무는 ‘조선육도목(朝鮮六道木)’으로도 불린다. 흔히 보기 어려운 지금의 상황과는 달리 조선의 육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최근에 경기도 등에서도 자생지가 발견되고 있음을 볼 때 예전에는 우리나라 곳곳에 살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세계 유일한 우리나라 고유의 미선나무가 다시금 조선육도목이 될 수 있도록 우리들의 소중한 관심이 필요하다.

충청도 일대의 미선나무는 3월 중순에서 4월 초순까지 꽃을 피운다. 혹시 그 주변을 지나게 되면 미선나무의 향기가 독자들을 맞이할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손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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