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씨가 서울 광화문 인근 직장으로 출퇴근하면서 쓰는 광역버스비만 월평균 10만원 남짓 된다. 간혹 늦어 택시를 타면 수만원의 추가 비용이 생긴다. 이씨는 “서울에 살 때는 딱히 교통비나 출근시간을 고민한 적이 없는데, 광교로 이사온 뒤 적잖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씨처럼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신도시 주민은 비싼 교통비에 아우성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중교통 이용객의 하루 평균 교통비는 2469원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신도시 주민이 이용하는 광역버스는 편도 기본요금이 인천 2650원, 경기도 2500원, 서울 2400원에 이른다. 거리비례제가 적용되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시내버스나 지하철에 비해 배 이상 비싼 셈이다. SRT를 이용한다면 서울 수서역에서 가장 가까운 경기 동탄역까지 기본요금이 7500원이다.
광역버스 혼잡도는 날로 나빠지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서울 사당역 주변에서만 하루 평균 3만6385명이 광역버스를 이용할 정도다. 배차간격은 시내버스나 지하철보다 훨씬 크다. 출퇴근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자가용을 공유하는 ‘카풀족’도 늘고 있다.
교통비 외에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는 점도 수도권 출퇴근족을 피곤하게 한다. 출퇴근 시간이면 남태령 고개 등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길목은 차량 정체가 극심하다. 지하철을 이용하더라도 거주지에서 지하철역까지 이동거리 등을 감안하면 출퇴근에 1시간 넘게 걸린다.
이러다 보니 1인 가구의 경우 서울에서 월세살이를 하는 게 부담이 작다는 말이 나온다. 직장인 박모(30)씨는 “수도권 신도시와 서울 간 출퇴근 교통비보다 서울에서 월세만 내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작다”며 “넓은 집이 필요한 게 아니라면 서울에 사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고 말했다.
김주영·권구성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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