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강릉선수촌 맥도날드 앞에서 이강복, 김주식(북), 이미현, 장유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강복 제공 |
남북 선수 셀카 하나에 전세계가 놀라던 게 불과 2년 전이다. 9일 개막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런 장면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여자아이스하키는 단일팀을 구성한 뒤 선수들끼리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친해져 돈독한 언니동생 사이가 됐다. 단일팀의 파급효과는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미치는 중이다. 남북 쇼트트랙 선수들은 예고에 없던 합동훈련을 했다. 북한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강릉선수촌 안에서도 남북 선수끼리 자유롭게 교류하며 웃음 꽃을 피우고 있다.
기계체조 국가대표 이은주(왼쪽)와 북한 국가대표 홍은정이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레나에서 연습 도중 다정한 포즈로 셀카를 찍고 있다. 이은주 제공 |
이강복은 “평창선수촌에 없는 맥도날드가 강릉에 있어서 가봤는데 마침 렴대옥, 김주식이 있었다”며 “뉴스로만 보던 선수들을 여기 와서 직접 보니 반가웠다. 기념사진까지 찍었다”고 웃어 보였다. 이강복은 또 “렴대옥, 김주식은 커피랑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조금 얘기하며 서로 선전을 기원했다”며 “북한 선수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얘기해 본 건 처음이다. 멀게만 느꼈는데 말도 통하고 정말 친근했다”고 전했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정부와 IOC,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북한 참가, 단일팀 구성 등을 촉박하게 진행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절차상 문제가 있었지만 어쨌든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올림픽’은 닻을 올렸다. 경기장뿐 아니라 선수촌에서까지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남북 선수단이 평창에서 이뤄낸 작은 통일이 훗날 큰 통일의 씨앗이 되길 기원한다.
강릉=최형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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