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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일본 사이타마현청 관광과 복도가 사이타마를 배경으로 한 유명 애니메이션들의 포스터와 캐릭터 간판으로 장식돼 있다. 사이타마=김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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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일본 사이타마현 오미야시의 ‘소닉시티’ 주변에서 열린 ‘아니타마사이’(애니메이션과 망가 페스티벌)의 참가자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 코스프레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니타마사이 실행위원회 제공 |
이처럼 일본은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영화·게임·드라마·패션·음식 등 자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시간은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이즈미 정권은 문화콘텐츠 강국으로서 일본의 위상을 높이 평가하는 국제적 관심을 포착하고 관광·문화콘텐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쿨재팬(Cool Japan) 전략’을 세우고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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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19일 ‘코난미스터리 투어’에 참가한 한국인 관광객이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아키타상회에 마련된 ‘재미스팟’에서 증강현실(AR) 앱을 활용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수희 제공 |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마다 스토리텔링 요소를 접목한 관광 프로그램이 활발하다. 관광객들이 지역 내 명소 여행을 완결된 추리게임(명탐정 코난투어 시리즈 등)과 보물찾기 등 게임 형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컨대 관광객이 애니메이션의 배경지역을 방문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만화 캐릭터들이 증강현실로 구현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또 가나자와, 유와쿠 온천 등 반드시 특정 지역을 방문해야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들까지 제작돼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P.A.WORKS가 제작한 ‘코이타비’의 경우 작품의 배경지에서 앱을 다운받아 모바일을 이용해야만 시청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찾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현지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나 축제 등에 참여하면서 지역 주민들과도 소통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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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19일 일본 야마구치현 유다온천의 관관유람진흥센터 매니저 나오키씨가 일본의 대문호 ‘나카하라 주야’가 즐겨 착용한 것과 동일하게 제작된 검정색 모자와 외투를 한 광광객에게 착용해보도록 안내하고 있다. 야마구치=김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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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 상공회의소가 출판사(에어다이브)에 의뢰해 삿포로의 맛집들을 20대 여성들의 직장생활, 연애담 등 일상 이야기에 녹여 소개한 만화책 표지. 에어다이브 제공 |
◆스토리의 힘과 산학협력
문화콘텐츠를 지렛대로 한 관광상품 개발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내 중소도시의 명소를 알리는 효과가 있다. 또 유적지나 문화재가 많지 않아 관광지에서 소외된 지역에 고유의 매력을 입히는 역할도 톡톡히 한다. 특정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열성 팬이 된 사람들에게는 만화의 배경지역이 꼭 방문하고 싶을 만큼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가 관광객들에게 지방 소도시에 대한 관심의 불씨를 지핀 사례는 P.A.WORKS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도야마현 난토시에 본사를 둔 이 회사가 제작한 ‘꽃이 피는 첫걸음’ ‘트루 티어즈’ 등은 작품 자체의 재미와 인기가 작품에서 묘사하고 있는 배경지역에 대한 관심까지 증폭시켜 수많은 애니메이션 팬과 관광객을 해당 지역으로 유인했다.
P.A.WORKS의 노부히로 기쿠치 전무는 “애니메이션 팬들이 만화 상영 기간에만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을 통해 좋아하는 캐릭터들을 만나고 즐길 수 있기를 원했다”며 “그래서 시 당국과 협력해 캐릭터 증강현실 어플 개발에 대한 논의 등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역사적으로 전혀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데도 애니메이션에서 중요한 장치로 사용돼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게 되곤 한다”며 “스토리에는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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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유와쿠온천에서 매년 개최되는 ‘유와쿠 본보리 마쓰리’의 2017년 포스터.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꽃이 피는 첫걸음‘에 등장한 가상의 마쓰리가 지역 주민의 제안으로 2011년부터 매년 실제 행사로 열리고 있다. ©2012 Hanairo Committee 제공 |
기쿠치 전무는 “향후 P.A.WORKS와 국내외 연구자는 물론 지역 진흥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까지 포함한 학회를 만들 계획”이라며 “문화콘텐츠를 매개로 지역 관광과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현지 취재에 자문을 담당한 건국대 글로컬문화전략연구소 정수희 박사는 “우리나라도 국내 지역 관광의 차별화 등을 위해 우수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지역관광 전략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아울러 한류와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국가단위 문화관광 전략 수립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타마·도야마·야마구치=김라윤 기자 ryk@segye.com
이 기획시리즈는 삼성언론재단 기획취재지원 사업 선정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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