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2시17분쯤. 서울지하철 5·7호선 군자역 승강장에 부평구청행 열차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7235편성 ‘SR’ 열차다. 지난 2010년 처음 공개된 뒤, 시운전을 거쳐 2012년 노선에 투입됐다. 당시 5~8호선 운영을 담당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개발했다.
16억원 안팎 제작비를 10억원까지 낮추고 차체를 강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기존보다 20t이나 무게가 줄었다면서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중앙좌석을 가장 뚜렷한 특징으로 부각했다. 다른 이와 마주 보는 불편을 반영했다며, 등 돌려 앉는 형태로 바꿨다고 했다. 중앙좌석은 3번째, 6번째 칸에 설치됐다.
도입 5년이 지난 현재, 승객들 반응은 어땠을까?
이날 군자역에서 온수역까지 가는 50여분간 기자가 열차 3번째 칸에서 승객들을 관찰해보니 재밌어하는 이들과 불편해하는 이들로 반응이 크게 나뉘었다.
신기하다는 이들은 새로운 좌석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어린이대공원역에서 한 커플은 열차에 오르자마자 “응? 뭐지?”라고 웃었다. 청담역에서 탄 중년여성 3명은 나란히 앉더니 “새 차인가?”라고 말했다.
열차가 청담대교를 지날 때는 눈앞 창문 덕분에 많은 이들이 얼음 녹지 않은 한강을 감상했다.
다만 ‘외부 감상’이라는 장점이 발휘될 구간은 매우 짧았다.
7호선에서 바깥을 볼 수 있는 곳은 ‘뚝섬유원지역-청담역’ 사이 청담대교, 도봉산역에 도착할 무렵 지상으로 나올 때가 전부다. 나머지는 어두컴컴한 터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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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선 SR열차에 탑승한 승객들. |
옆 칸에 가거나 의자 앞을 지나는 이들에게서 불편한 기색이 드러났다.
다리 뻗은 승객이나 바닥에 놓인 물건 때문에 앞을 지날 수 없으면 가로질러야 했는데, 움직이는 열차에서 지그재그로 걷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올라 자리에 앉은 한 남성은 여행용가방을 자기 앞에 놓아 통로를 완전히 막기도 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을 지날 무렵 두 여성은 의자 앞을 가로지르다 맞은편에서 오던 상대를 발견하고는 비켜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창문과 의자 사이 간격은 성인 두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다.
출퇴근 시간 같은 열차가 투입된다면 승객들 불편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11월을 기준으로 일반열차를 포함해 7호선 총 70편성 중 SR열차는 7편성이다. 지금도 똑같다.
8량 열차 하나를 1편성이라 말하며 SR열차는 7호선에만 있다. 즉, 7호선 10대 중 1대가 SR열차다. 비율이 낮으니 도입 5년이 지나고도 “새 차가 들어왔나?”라는 반응이 나온 건 당연하다.
서울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SR열차가 앞으로 더 ‘확대’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해진 건 없다”고 답했다.
글·사진=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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