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관한 후폭풍이 거세다.
이날 방송에서는 공권력에 의한 반인권적 범죄인 고문 조작의 피해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재일교포 간첩조작사건의 피해자 이헌치(사진 왼쪽) 씨는 29살이라는 나이에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그러던 중 보안사 수사관에 의해 국가기밀을 탐지하고 수집했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체포돼 고문 수사를 받았다.
결국 그는 고문 수사에 못 이겨 거짓 자백을 했고, 1982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15년간 복역하다 1996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31년 만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

이씨는 당시 상황에 관해 "1심 재판정에서 '범죄 사실, 나는 간첩이 아니다'라고 했더니, 검사가 범죄 사실을 부정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재판장은 '피고인은 반성의 기미가 하나도 없다'면서 국가 범죄자로서 사형을 선고하더라"고 밝혔다.


이에 제작진은 1심 판사였던 황우여(위 사진) 전 교육부 장관의 사무실을 찾았다.
제작진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황 전 장관은 쉬는 중이라며 거부했다. 제작진이 물러서지 않고 ‘이헌치씨를 아느냐’고 묻자 “모른다. 예의 좀 지켜달라 손님”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손님도 응할 사람이 있다”며 “문 좀 닫아달라. 일 좀 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황 전 장관은 제작진에 문자를 보내 “차도 대접 못 해 송구하다”며 “판사는 지난 판결내용이나 과정에 대해 판결로 말하고는 언급 안 하는 것이 지켜 내려오는 불문율이니 널리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18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후 2009년에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은 석달윤(사진) 씨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진도간첩단 조작 사건'에 연루돼 불법 수사와 가혹 행위를 당했던 석 씨는 "당시 (재판과정에서 판사들이 억울한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다. 믿었는데 안 도와줬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석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1심 판사는 여상규(사진 오른쪽)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제작진은 여 의원과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제작진은 "(석 씨가) 47일 동안 불법 구금을 당했고, 고문도 당했다.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에 관해 책임을 못 느끼느냐?"고 물었다.
이에 여 의원은 "지금 그런 걸 물어서 뭐 합니까? 대답할 게 별로 없다"면서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고 반응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와 관련해 한홍구(사진)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재판장에서 고문 피해자들이 얘기하면서 여기 고문당한 흉터가 있다고 얘기하는데 바짓가랑이를 걷어보라고 하지 않은 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문 흔적을 법정에서 확인하지 않은 그 죄는 그건 어디가서 물어야 하느냐"고 물으며 "(고문 피해자들의 주장을 묵살한 행위가) 그런 게 고문을 많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억울한 옥살이 끝에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당시 수사관들과 재판을 담당했던 검사와 판사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던 것.


해당 방송이 전파를 탄 후 시청자들은 분노를 표했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들은 "억울하게 누명 씌워서 국민을 억압하고 탄압한 저들을 처단해야 한다", "처벌은 아니더라도 존경은 받지 못하도록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팀 han62@segye.com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첫번째~아홉번째), 청와대 캡처(열번째~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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