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기 텐트는 서울 관악구가 원조라고 한다. 동사무소 직원의 제안으로 2014년부터 ‘동장군 대피소’를 운영했다. 지난겨울엔 뜸했으나 올해는 지자체들이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서인지 경쟁적으로 설치했다. 온기 누리소(성동구), 바람막이 쉼터(광진구), 추위 녹이소(도봉구), 따스안(은평구) 등 지자체마다 튀는 이름이 재밌다. 단순한 비닐 구조물이지만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는 생활밀착형 사업이라 주민 반응이 폭발적이다. 지난해 여름 히트행정으로 불린 폭염 그늘막의 ‘시즌 2’로 불릴 만하다. 폭염 그늘막은 지난해 지자체들이 여름 교차로에 설치한 천막을 말한다. 그늘 한 점 없는 도심을 걷다 햇볕을 피하고 쉴 수 있게 한 공간으로 서울에서만 800여 개가 설치돼 주민의 호평을 받았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시·군 단위 지자체에선 버스정류장 ‘발열 의자’로 주민 마음을 얻고 있다. 발열 의자는 일정 기온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의자가 자동으로 따뜻하게 덥혀진다. 전남 순천, 경기 수원·양평, 전북 전주, 충북 청주가 대표 지자체들이다. 입소문이 나자 다른 시·군도 관심을 보이는 등 발열 의자 도미노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모두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주민 마음을 얻기 위한 지자체들의 구애사업이라는 시각도 많다. 그럼에도, 한파를 녹이는 온기행정이라 칭찬이 아깝지 않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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