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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할머니 뜻에 어긋나는 합의, 죄송" 위안부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국빈급 예우도

입력 : 2018-01-04 15:39:52 수정 : 2018-01-04 1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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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병원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과 함께 쾌차할 것을 기원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4일 "할머니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할머니들의 뜻에 어긋나는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를 한 것에 대해 죄송하고 대통령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초청해 오찬을 한 자리에서 "지난 합의는 진실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부가 할머니들의 의견을 안 듣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내용과 절차가 모두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위안부 피해 당사자에게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현관에 서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한분, 한분을 직접 맞이했으며 피해자들의 이동에 비서실 의전 차량을 차편으로 제공했다. 

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경찰의 에스코트 아래 국빈 이동 때와 같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모셨다"며 "건강상 불편 사항에 대비해 차량 이동 때 앰뷸런스까지 배차했다"고설명했다.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과거 나라를 잃었을 때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했고, 할머니들께서도 모진 고통을 당하셨는데 해방으로 나라를 찾았으면 할머니들의 아픔을 보듬어 드리고 한도 풀어드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으로서 지난 합의가 양국 간의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그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며 "할머니들께서 편하게 여러 말씀을 주시면 정부 방침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저희 어머니가 91세이신데 제가 대통령이 된 뒤로 잘 뵙지 못하고 있다. 오늘 할머니들을 뵈니 꼭 제 어머니를 뵙는 마음"이라며 "할머니들을 전체적으로 청와대에 모시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한 자리에 모시게 돼 기쁘다. 국가가 도리를 다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오찬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 외에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지은희 정의기억재단 이사장,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강경화 외교·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남인순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등이 배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연세대에 입원중인 김복동 할머니를 찾아 쾌차를 빌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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