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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사진)이 3일 조선중앙방송에 출연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북한은 3일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관련 실무적 문제를 남측과 논의해 나가겠다면서 오후 3시 판문점 연락채널을 재개통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표한 재개통 시각은 우리로치면 오후 3시30분이다. 같은 한반도에 자리잡고 있으나 북한은 우리보다 30분 늦은 표준시(평양시간)을 채택하고 있어 이런 차이가 생긴다. 2015년 8월15일 이전만 해도 남북은 같은 표준시를 사용했었다.
북한은 2015년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최고인민회 상임위원회 정령에 따라 이날부터 표준시간을 기존 대비 30분 늦췄다.
당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동경 127°(도)30'(분)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우리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며 "평양시간은 주체 104(2015년) 8월15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표준시간을 변경하는 이유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삼천리 강토를 무참히 짓밟고 조선민족 말살정책을 일삼으면서 조선의 표준시간까지 빼앗는 용서 못할 범죄행위를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월15일은 파란 많은 민족수난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 조국과 인민의 운명개척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온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이 어떤 사전 협의와 통보도 없이 표준시 변경을 발표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우리의 대화와 협력 제안에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대마저 분리시키는 것은 남북협력과 평화통일 노력에 역행하는 것이자 국제사회의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조치로 남북간 이질성이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고 북한의 독단적 결정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며 “북한은 분단 고착을 도모하거나 고립의 길로 빠져들지 말고 민족의 동질성과 연계성 회복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우리도 사실 현재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표준시간으로 써왔었다.
북한이 표준시의 근거로 밝힌 127도30분은 우리나라 중앙을 지나가는 경도인데, 1908년 대한제국에서 이를 기준으로 시간을 쓰자고 공포를 했었다. 그러다 한일합방 후 일본은 한반도를 통치하기 위해 1912년부터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한 자국의 표준시를 쓰게끔 했었다. 다시 1954년 자유당 시절 주권회복을 위해 127.5도를 표준시간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박정희 정권이 5·16 군사정변에 성공한 뒤 87일이 지난 1961년 8월10일 오전 0시를 오전 0시30분으로 바꾸면서 표준시간을 30분 앞당겼다.
당시 동아일보는표준시간 변경 소식을 전하면서 "현재의 표준자오선인 동경 127°30'을 동경 135°로 변경하게 된 이유는 세계 각국에서 실시하는 표준시 제도가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통과하는 본초자오선을 표준으로 하는 국제 표준 시간을 기준으로 해 정수(整數)의 시차로써 정하는 것을 관계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반정수(半整數)를 채택하고 있었기 때문에 항공항해 기상관측 등 시간 환산에 있어 일어나는 혼란을 시정키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팀 chunjaeh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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