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희생된 고 이모(76)·추모(69)씨 부부의 막내딸이 쓴 편지다.
28일 이번 참사 희생자 29명의 합동분향소가 있는 제천체육관 현관 화이트보드에는 포스트잇(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메모지) 200여 장이 붙어 있다.
여기에는 전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를 떠나 보낸 남은 가족의 그리움과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엄마 거기서는 평화롭고 좋은 곳 가서 영원히 일하지 말고 편히 쉬어. 사랑해 엄마 딸이', '엄마 거기에선 행복해. 하고 싶었던 거 다 해 사랑해', '소녀 같은 우리 엄마 사랑해', '사랑하는 우리 엄마. 너무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 '엄마 아프게 해서 미안해. 가서는 아프지 말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 큰딸이' 등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자녀들의 애달픈 편지는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어머니를 그리는 편지글이 유난히 많다. 희생자 29명 중 23명이 여성인 것이 그 이유다.
아내에게 보낸 남편의 글도 애틋하다.
'저 하늘에서는 아픔 없이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 아빠.'
손자·손녀도 할아버지·할머니를 그리워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할아버지 좋은 곳으로 가세요.'
언니, 이모, 고모를 목놓아 불러보기도 한다.
/언니, 너무 예쁜 언니, 그곳에서도 아름다움 간직하세요', '언니. 그곳에서 더 이쁘고 건강하게 멋진 내 언니, 언니 사랑해', '언니 딸 걱정하지마. 내가 끝까지 책임질게. 언니는 좋은 곳에서 멋지게 살다 만나자.'
'○○ 이모, 큰 조카 ○○이야. 이모 너무 보고 싶어 웃는 얼굴도 보고 싶구. 이제 아파하지 말고 힘들어 하지 말구. 좋은 곳에서 편히 쉬어. 이모 사랑해', '큰이모 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 올림', '큰고모 사랑해요. 고마워요. ○○가'
'○○야,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어라'
지난 26일로 희생자들의 장례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저마다 애틋하고 그리운 가족에게 보낸 사연은 보는 이들의 눈가를 촉촉이 적신다.
시민 최모(45·여)씨는 "남은 가족이 보내는 글을 읽다 보니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돌아가신 분들이 하늘나라에서나마 애달픈 가족이 남긴 이 편지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세요. 너무 슬퍼요'. '남은 가족들의 슬픔은 얼마나 클까요. 그 분들을 위해 기도 드리겠습니다',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좋은 곳에서 평안히 쉬소서. 아프게 해서 죄송합니다' 등 가족은 아니지만,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시민의 애처로운 마음도 작은 메모지에 전해졌다.
지난 21일 오후 3시53분께 처음 신고가 들어온 제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28일 현재 68명의 사상자를 내고 제천 시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큰 슬픔을 안겼다.
<뉴시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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