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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초만에 유독가스 번지는 필로티 건물…주차장 화재 발생하면 출구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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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22 16:30:16 수정 : 2017-12-22 16: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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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짜리 필로티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유독가스가 가득 차는 데는 1분 40초도 채 걸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는 데는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방이 개방된 1층 주차장이 다량의 산소를 공급하는 풀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천대 최돈묵 교수(소방공학)는 필로티 구조 건물의 화재 위험성에 관한 시뮬레이션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최 교수는 10층짜리 주거용 필로티 건물 1층 주차장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서 화재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필로티 구조물은 1층에 건물을 지지하는 기둥을 제외한 벽면 모두를 개방한 형태를 말한다. 지난 21일 화재로 2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도 필로티 구조물이었다. 

22일 오전 충북 제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국과수와 경창 등 유관기관 합동감식반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제천=남정탁 기자
22일 오전 충북 제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국과수와 경창 등 유관기관 합동감식반이 20명이 사망한 여성사우나 내부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제천=남정탁 기자
최 교수에 따르면 차량에서 불이 나자마자 3초 만에 연기가 필로티 건물 출구를 통해 2층에 도달했다. 연기는 100초 만에, 화염은 735초 만에 건물 10층까지 도달했다. 화재를 인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20초가 걸렸고 10층에서 탈출하는 데 608초가 걸렸다. 하지만 주거용 필로티 건물의 경우 비상출구가 없어 시뮬레이션 상으로는 출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해 실제 대피에 걸리는 시간은 더 늘 것으로 예측됐다.

최 교수는 “주차장 확보 때문에 필로티 건물을 선호하지만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오히려 확 트인 사방에서 공기가 대량으로 빨려들어 오면서 화재가 쉽게 번진다”고 지적했다. 출입구가 한 곳밖에 없는 것도 화재의 피해를 키우는 원인이라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수직으로 방화구획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출입구를 통해 연기가 쉽게 퍼져 탈출하다 연기에 질식할 위험이 크다”며 “제천 화재는 여기에 불에 타기 쉬운 외장재로 불이 번지면서 불이 더 빠르고 크게 번졌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1층 출입구에 방화문 설치를 의무화하고 비상출입구를 반드시 갖추도록 해 한쪽 입구에 불이 나더라도 피할 수 있는 대피로를 마련하는 등의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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