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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매운맛으로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겠습니다"

입력 : 2017-12-05 09:00:00 수정 : 2017-12-04 16: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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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리에센스 '연두 청양초' 개발자 장효순 샘표 연구원

요리에센스 '연두'라는 신개념 소스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개척한 샘표가 지난 4월 ‘연두 청양초’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 연두는 콩을 100% 발효해 만든 콩 발효액과 국산 채소를 우려 만든 것으로, 세상에 없던 제품으로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연두 청양초는 기존의 연두 제품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가미한 제품이다. 우리의 매운맛을 대표하는 재료인 청양고추를 우려내 텁텁하지 않은 시원 칼칼함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고추장 아닌 청양고추의 '新 매운맛'

“연두 청양초는 남미의 타바스코나 동남아 스리라차 소스 등과 차별화되는 ‘한국적인 매운맛’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샘표 본사에서 만난 장효순(사진) 연구원은 연두 청양초 제품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2004년 샘표에 입사해 13년간 한식 양념 연구에 몰두해 온 인물로, 요리에센스 연두 개발의 핵심 인력이다.

“연두 청양초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012년 요리에센스 연두가 첫선을 보인 후 2015년 연두 우리콩에 이어 2년만에 내놓은 연두 신제품이죠. 기존 연두 제품들과 달리 특별한 맛이 더해지는 시도인 만큼 더욱 세심한 연구가 필요했습니다.”

장 연구원을 비롯한 샘표 연구진들은 맛내기 시장에 또 한 번 변혁을 불러일으키고, 우리의 맛을 전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감칠맛, 짠맛, 신맛, 단맛 외에 연두에서 낼 수 있는 맛을 고민했고, 다양한 맛 중 소비자들이 매운맛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우리나라 음식에서 매운맛을 더하는 대표적인 식재료 중 하나는 고추. 고추는 고춧가루나 고추기름 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고추기름은 기름이 떠다녀 깔끔한 요리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며, 고춧가루는 요리할 때 가루가 떠다니거나 찌꺼기가 남는 불편함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 뒷맛이 깔끔하면서도 칼칼한 매운맛을 내기 위해 선택한 재료가 청양고추였다고 장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요리 본연의 색과 맛을 유지하고 사용량 조절이나 보관 등이 편리한 연두에 이를 접목시켰다. 고추장으로 대표되던 한국의 매운맛에 새로운 시도가 더해진 것이다.

◆맛, 건강, 편의 3박자 다 갖춰…시원 칼칼한 향까지 살려 '好好'

맛과 건강, 편리성 등 3박자를 겸비한 신개념 매운 소스에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출시 2개월 만에 10만여병이 판매되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숱한 시도와 실패가 있었다. 청양고추 특유의 시원하면서 칼칼한 매운맛과 청량함을 살리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 그렇다보니 수년간 다양한 연구를 거듭했다. 연구과정에서 채소는 열을 가할 경우 맛과 향이 변질되거나 소실돼 제품화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청양고추 특유의 맛과 최적의 향기를 잡아내기 위해 온도를 수십번 바꿔가면서 실험했습니다. 온종일 청양고추와 씨름하다 보니 연구실은 눈물이 날 만큼 매운 향으로 가득했죠. 다른 층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연구소에서 대체 무슨 실험을 하는 거냐고 항의 아닌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수차례에 걸친 시험 생산 테스트는 한여름에 진행될 때도 있었고, 독한 향 탓에 원료 작업자들은 방독면을 쓰고 생산해야 할 정도였다.

“거듭된 연구 끝에 연구진들은 연두 청양초 탄생에 핵심이 된 저온 추출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저온 추출법은 80~90℃의 고온에서 열수 추출(물에 녹여서 성분을 추출해 농축시키는 방법)하는 것과 달리 50~60℃의 저온에서 오랫동안 우려내는 방식이었죠.”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식재료는 대부분 고온에서 열수 추출을 하지만, 청양고추를 고온에서 열수 추출하면 재료 특유의 시원한 향기 성분이 날아간다는 문제가 있었다. 저온 추출법을 통해 일단 온도를 잡은 후에는 추출 시간을 조절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아무리 저온 추출이라고 해도 너무 오래 두면 향기뿐 아니라 색도 변질되기 때문에 민감하게 체크해야 했다.

◆"韓 대표하는 매운 소스로 세계 시장에서 지평 넓힐 것"

제대로 된 매운맛을 담기 위해 물리적 기술뿐만 아니라 샘표의 ‘우리맛 연구’ 결과도 접목했다. 우리맛 연구는 한식을 포함한 우리맛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샘표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 11가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한 고추의 과육, 씨, 태좌 등 부위별 특징을 잘 배합해 제품에 반영했다.

이러한 기술과 연구를 통해 청양고추 본연의 매운맛과 향을 고스란히 지켜낸 연두 청양초가 세상에 나왔다.

“연두 청양초는 콩 발효액과 향신 채소 그리고 청양고추 등 한국적인 맛이 최적의 비율로 어우러져 있는 신개념 매운 소스입니다. 연두 청양초 제품처럼 한국 식재료의 특색을 반영한 가공품은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맛을 더욱 친근하고 보편적으로 전파하는 데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연두 청양초는 한국 고유의 식문화를 반영한 제품이지만 재료의 참맛을 살려주는 연두 특유의 속성으로 서양의 요리에 적용해도 거부감이 없는 소스라고, 장 연구원은 자신했다.

샘표가 연두 청양초를 통해 한국의 식재료와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동시에, 한국을 대표하는 매운 소스로 세계 시장에서 지평을 넓혀가길 기대해 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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