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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준은 전통·점진적 개혁 중시한 보수주의자”

입력 : 2017-11-23 20:42:13 수정 : 2017-11-23 20: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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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성 교수, 신간 ‘서유견문’서 주장
구당(矩堂) 유길준(1856∼1914·사진)은 조선 최초로 일본과 미국을 국비로 유학한 ‘국제통’ 개화사상가다. 1881년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가 세운 일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에서 공부했고, 1883년부터 1년6개월간 미국에 머물렀다. 그러다 갑신정변이 일어나자 유럽과 일본을 거쳐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음력 폐지와 종두법·우편제도·단발령 시행 등 개혁정책을 이끌었고, 최초의 국한문 혼용체 견문록인 ‘서유견문’(西遊見聞)의 저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서유견문은 유길준이 서양에서 겪은 체험과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쓴 서적이다. 책은 근대 지향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만, 독창성이 결여됐다거나 사상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하는 이도 있다.

이에 장인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유길준을 한국 보수주의의 한 기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간 ‘서유견문’에서 “유길준의 생애를 관통한 사상은 실학적 태도와 보수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며 “유길준의 문명 구상은 양무운동을 모델로 전통적 방식의 개혁을 추구한 친청파와 메이지유신을 모델로 근대적 개혁을 모색한 친일 개화파의 중간에 있었다”고 평가한다.

장 교수는 보수의 일차적 조건을 역사로 이해되는 전통과 전통에 축적된 경험, 그리고 지혜를 중시하는 태도로 규정한다. 유길준에게 전통은 군주제와 유교 윤리였다. 그는 확립된 관습과 제도에 대해 애착과 존경을 보였고, 혁명적 변화는 기피했다.

장 교수는 유길준이 진정한 보수주의자들이 보유한 균형감각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인간의 체험과 역사를 근거로 점진적 개혁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도 진보주의자가 아닌 보수주의자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유길준의 보수주의를 지탱한 것은 경험주의와 점진주의”라며 “‘진미극선한 경역’(개화된 상태의 문명사회)이라는 완전함을 상정하고 지향했지만, 그것에 이르기 위한 부단한 정진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한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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