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그제 사설을 통해 “한 차례 고위급 방문이 경색된 북핵 문제를 타파한다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쑹 부장은 문을 조금 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문제 해결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했다. 특사 방북에 대한 세계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중국과는 달리 미국은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이 진정한 안보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현 노선을 버리고 다른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쑹 부장 방북을 “큰 움직임”이라고 평가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과 개발을 중단하고 무기를 수출하지 않으면 대화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태도는 아직 요지부동이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미국이 먼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다면 그 다음에 북한이 뭘 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쑹 부장 방북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중국의 대북제재 강화로 이어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다. 북한이 9월15일 이후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북·미 간 말 폭탄이 잦아든 것은 긍정적인 징후지만 이것만으로는 국면을 전환할 수 없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쑹 특사 방북으로 조성된 북핵 문제의 출구를 스스로 걷어차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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