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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설계자 승효상 교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계 안에 머물지 않았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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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26 10:08:51 수정 : 2017-09-27 11: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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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건축학과 석좌교수로 초빙된 승효상(사진) 건축가의 특별강연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동아대는 지난 22일 승학캠퍼스 경동홀에서 교수와 학생,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건축가, 스스로 추방된 자’라는 주제의 승효상 교수 특별강연을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스위스 비엔나공과대학 교환교수를 겸하고 있는 승 교수는 이날 부산을 찾아 “부산에서 태어났어도 산 기간은 짧은데, 어딜 가도 ‘부산 사람’이라고 얘기한다”며 “살아가며 곤란한 순간을 맞을 때마다 부산의 바다 풍경이 위로와 안식을 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동아대에서 불러줘서 부산과 다시 인연을 맺게 되어 감개무량하고, 대학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승 교수는 본격적인 강연에서 그동안 건축작업의 바탕이 된 작품들을 소개하고 그의 건축철학을 설명해 참석자들에게 영감을 줬다.

특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설계하게 된 이야기가 관심을 끌었다.

그는 “고인이 돌아가신 다음 날 유족 측의 요청을 받고 마을 전체를 답사해 장소를 선정했다”며 “높은 산에 무덤을 만드는 것은 고인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 낮은 곳으로 위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승 교수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제도권 사람들과 유달리 다른 행보를 보였고, 어떤 경계 안에 머물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종묘’를 참조해 평평하게 설계된 노 전 대통령의 묘소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곳’ 으로 의미가 부여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이밖에 승 교수는 ‘스스로를 경계 밖으로 추방한 사람들’이란 주제에 걸맞게 발터 벤야민, 순교자 기념비, 수도원 등을 예로 들어 건축 작품들을 소개하며 건축의 본질과 진정성, 공간이 갖는 경외감, 건축이 주는 감동 등을 이야기했다.

그는 “잘 지으려고, 예쁘게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공간의 본질을 살리는 건축이 감동을 준다”며 ‘빈자의 미학’으로 대표되는 건축철학을 강조했다.

동아대는 앞으로 두 차례 더 승 교수의 특강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0월 20일에는 ‘메가시티, 메타시티’를 주제로, 12월 1일에는 ‘건축과 기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개최하며, 동아대 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한편 승 교수는 지난 18일, 현재 최고 업적을 낸 학자들에게 수여하는 ‘경암상’ 예술 부문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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