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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 '배고프냐'… 中 음식배달 O2O시장 '무서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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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01 19:26:50 수정 : 2017-09-01 19: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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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러머’ 30대 CEO 장쉬하오/대학원 때 학교 동기들과 창업/야참 주문 어려움에 아이디어/회사 이름도 ‘배고프냐’로 정해/최근 3위업체 ‘와이마이’ 인수/1위 메이투안과 양강구도 형성
메이투안(美團), 어러머(餓了?), 바이두 와이마이(百度外賣) 3개 업체가 할거하던 중국 내 음식배달 O2O(온·오프라인) 시장이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어러머가 바이두의 음식배달업체 와이마이의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 2위인 어러머가 3위 업체인 와이마이를 8억달러에 인수함으로써 1위 업체인 메이투안 공략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메이투안과 어러머의 경쟁구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러머는 모바일앱을 통해 소비자가 음식을 주문하면 음식점에서 이를 대신 수령해 집까지 배달해주는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다. 배달하지 않는 음식점 음식도 식당에 가지 않고도 앱을 통해 주문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매우 일상화한 서비스다. 올해로 설립 9주년을 맞은 어러머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업계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된 중심에는 30대 청년 최고경영자(CEO) 장쉬하오(張旭豪·사진)가 있다.

어러머는 대학원생이던 장쉬하오가 학교 동기들과 함께 창업한 기업이다. 상하이교통대학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날마다 기숙사에서 컴퓨터게임을 즐기던 장쉬하오와 친구들은 늦은 밤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야참을 주문하려 했지만 밤늦게 영업하는 곳이 없었다. 배달이 어렵다는 답변을 듣거나 아예 식당문을 닫은 음식점도 많았다. 그러던 중 ‘음식배달서비스’ 사업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재학 중 창업했다. 장쉬하오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창업 동기들을 소개하며 “원래 우리는 기숙사에 틀어박혀 있는 괴짜들이었다”고 밝혔다. 기숙사에서 ‘배를 곯다’ 만든 기업이어서 이름도 “배고프냐(어러머)’로 정했다고 한다. 30대의 패기만만한 CEO처럼 장쉬하오의 말투는 거침이 없었고 장난기도 묻어났다고 언론은 전했다.

회사 이름으로 잘 알려진 ‘어러머’는 사실은 배달서비스앱 브랜드 이름이다. 정식 회사명은 상하이 라자쓰 IT유한공사(上海拉?斯信息科技有限公司)다. 장쉬하오가 학교 동기들과 함께 2009년 4월 설립했다. 어러머는 현재 중국 2000개 도시에 130만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용자는 2억6000만명까지 늘었다. 어러머는 창업 이후 지난 7월까지 알리바바, 중신(中信), 세콰이어캐피털(紅杉資本) 등 세계적인 기업과 투자기관에서 총 23억4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어러머의 이런 성장은 중국의 인터넷·모바일 시장의 성장과 관련이 깊다. 중국에선 식당이나 마트에서 현금이나 카드 대신 알리페이나 웨이신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일상화해 있다. 모바일 결제의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O2O 시장이 성장하는 디딤돌이 된 것이다.

어러머의 창업 초기 타깃은 대학생들이었다. 교내에서 광고하고 유선전화로 주문을 받았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전동 자전거를 사고 전속 배달원도 뒀다. 배달하지 않던 식당도 찾아다니며 배달을 대행하기도 했다. 2009년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 모바일 결제와 결합하면서 급성장했다. 장쉬하오와 친구들은 학비와 생활비를 모조리 투자하고 음식배달에 전력을 기울였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국중앙방송(CCTV)이 지난해 3월 15일 ‘소비자의 날’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어러머의 배달 앱에 입점한 일부 업체가 위생표준에 미달했다”고 보도했다. 언론과 소비자의 비판을 받으면서 회사가 큰 위기에 봉착했지만 곧바로 “불법 식당과의 계약을 중단하고 모든 식당의 적합성을 평가하겠다”고 공식 대응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장쉬하오는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화위복이 됐다.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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