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F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와 미국 정부의 관계는 사상 최악”이라며 도덜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계 정상화 논의를 요청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해야 서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밝혔고, 재무부는 베네수엘라 고위인사들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특히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보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우리를 도울 것”이라며 “교황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반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우선적으로 모색해 제헌의회 출범에 따른 세계 각국의 비난여론을 잠재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지만 그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최악의 경우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 정부에 해를 주기 위해 미국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오면서 부패 등 중범죄에 연루된 루이사 오르테가 전 검찰총장과 남편을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령을 내려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헌의회에 의해 해임된 오르테가 전 총장은 지난 18일 국회의원 남편과 함께 네덜란드령 아루바를 거쳐 콜롬비아에 도착했다. 베네수엘라 사법당국은 공직 영구박탈, 재산동결, 출국금지 등의 제재와 함께 부패 혐의 등으로 체포명령을 내렸다. 오르테가는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의 부패를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폭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의회는 전날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제49차 총회에서 채택한 성명을 통해 “베네수엘라와 다른 중남미 국가의 자주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위협도 수용할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 정치 위기를 해결하려고 군사력을 사용하는 데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군사개입 검토 발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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