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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치 월세에 해당하는 10만원에 신이 난 택시운전사 김만섭이 독일기자 피터에게 콩클리시를 사용해가며 탈 것을 권하고 있다. 만섭은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화염과 분노'인 줄은 몰랐다. |
이는 1980년 5월 어느날 10만원의 가치이다. 이 10만원을 벌기 위해 서울의 택시 운전사 김만섭은 화염과 분노의 광주, 그 속으로 뛰어 들었다.
딸과 함께 단 둘이 살고 있는 만섭은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택시 운전사' 속 주인공 (송강호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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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과 2017년 월급 등의 비교를 통해 돈가치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 |
그러던 만섭은 기사식당에서 '어떤 외국 손님이 광주까지 데려다 주면 10만원을 준다'라는 말을 듣자 앞뒤 가리지 않고 그 손님을 채갔다.
광주로 갔다가 통금전까지 오면 밀린 월세도 내고 딸과 오봇한 미래를 꿈꾸면서.
당시 공무원 월급, 생활 필수품 가격, 버스 요금 등을 통해 10만원이 어느정도였기에 만섭을 흔들어 놓았는지 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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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시절의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 모습. 택시운전사 김만섭과 비슷한 시기에 연수원 12기로 들어간 문 대통령은 14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았다. |
▲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법연수원생 문재인의 월급 14만500원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제22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하반기 12기로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사법연수원생 1년차 별정직 5급(5급 1호봉), 2년차는 별정직 4급(4급 1호봉)에 준하는 월급이 나왔다.
1980년 공무원 보수표를 보면 별정직 5급인 사법연수원생 문재인 대통령은 14만500원을 받았다.
택시 운전사 김만섭의 6달치 월세에 가까운 거금(?)으로 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1981년 부인 김정숙 여사와 결혼할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제22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하반기 12기로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사법연수원생 1년차 별정직 5급(5급 1호봉), 2년차는 별정직 4급(4급 1호봉)에 준하는 월급이 나왔다.
1980년 공무원 보수표를 보면 별정직 5급인 사법연수원생 문재인 대통령은 14만500원을 받았다.
택시 운전사 김만섭의 6달치 월세에 가까운 거금(?)으로 문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1981년 부인 김정숙 여사와 결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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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과 2017년 공무원, 사병 월급 비교. |
▲ 1980년 10만원이면 8년차 9급공무원 월급, 병장 25개월어치 월급
1980년 공무원 보수표를 보면 9급 공무원 8호봉이 10만1000원, 8급 6호봉 9만9500원으로 10만원에 가깝다.
공무원 직급상 허리층인 10호봉을 기준으로 하면 1980년 9급 공무원 10호봉 월급은 11만1000원이다.
2017년 9급 10호봉은 205만6400원으로 1980년에 비해 18.5배 올랐다.
1980년 병장 월급은 3900원. 10만원을 모으려면 꼬박 25개월 보름을 병장을 단 채 군에 있어야 한다.
그럼 지금 병장은 얼마나 받을까. 21만6800원으로 25개월 보름을 저축하면 550만여원을 손에 쥐게 된다.
공무원, 사병 월급을 기준으로 할 경우 1980년의 10만원은 지금 화폐로 대략 200~500만원 사이가 되는 셈이다.
▲ 1980년 서울~평양 택시요금 2만9300원, 서울~광주3만7550원, 서울시청~강남역까지 32번 왕복
1980년 김만섭은 10만원에 광주 왕복을 결심했다. 광주(역)까지 298km를 갔다 오면 한달 월세가 빠진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1980년 택시요금은 기본료(2km기준) 550원에 400m당 50원씩 오르는 구조였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청~광주역까지 택시미터기로 3만7550원이 나온다. 왕복하면 7만5100원이다.
대략 만섭의 한달월세 2만5000원 남짓 남는셈이다.
1980년 택시를 타고 평양으로 간다면 어떨까.
1980년대 널리 불려졌던 '서울에서 평양까지'라는 노래 첫마디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x만원~'이다. 처음엔 택시요금 2만원으로 불렸다가 이후 5만원 등으로 고쳐졌다. 대략 맞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1번국도(서울~판문점~개성~평양)를 기준으로 232km(기차로는 서울역에서 평양역까지 193km)이다. 서울에서 김천 정도의 거리이고 서울에서 정읍보다는 가깝다.
1980년 택시 미터기로 평양을 간다면 2만9300원이 나온다. 왕복(5만8600원)하고도 4만여원이라는 거금이 떨어진다.
2017년 지금은 어떨까.
현행 서울택시는 2km 기본 3000원에 142m를 갈때마다 100원씩 오른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서울~평양 16만5000원, 서울~광주 21만5000원이다.
지금 만섭에게 "서울에서 광주까지 가 주세요"라고 말하려면 왕복요금에다 보너스까지 60만원을 줘야 한다.
10만원을 들고 1980년 택시를 탔다면 서울시청~강남역(당시는 제일생명 4거리가 더 유명했다)까지 10.5km를 32번 왕복할 수 있다.
반면 지금은 4번 왕복하면 그만이다.
▲ 1980년 강남 아파트 평당 68만원선, 지금은 4000만원 전후
1980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68만원이었다. 34평 가격이 2094만원으로 지금은 15억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2016년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평당 평균분양가는 3684만원으로 2017년엔 4000만원을 우습게 여겼다.
▲ 1980년 만원이면 4인 가족이 택시타고 영화 보고, 짜장면 사먹을 수 있어
만섭이 있던 1980년 서울 개봉관 관람료는 1500원선이었다. 버스는 90원, 짜장면은 300~400원선이었다.
만원이면 4인 가족이 택시를 타고 가 영화를 보고 짜장면 1그릇씩 비울 수 있었다.
2017년 8월에 똑같은 일을 하려면 10만원은 각오해야 한다.
▲ 한국은행 화폐가치 기준으로 1980년 10만원은 2017년 47만1600원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 쌀값, 금값 등을 기준으로 한 '화폐가치계산'서비스를 경제통계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용(물가 상승률 기준)이용해 보면 1980년 5월과 2017년 8월 물가상승배수는 4.716배 상승했으며 당시 10만원은 현재 47만1600원으로 환산된다.
▲ 1980년과 2017년 돈가치는 10~20배 가량 차이
한국은행은 37년간 물가가 5배 가량 올랐다고 하지만 교통비, 교육비 등 이런 이런 저런 점을 감안하면 1980년에 비해 2017년은 10~20배 가량 차이가 난다.
1980년 당시 명동에서 잘나가던 나이트클럽 '마이하우스' 테이블당 기본은 8000원. 지금 강남 나이트클럽은 20만원선이다.
대학 등록금도 1980년 서울시내 사립대학이 37만원선(1학기). 2017년 사립대 등록금은 1학기 400~500만원선이다.
1980년엔 369원을 주면 달걀 10개를 사들고 왔지만 지금은 3400원 가량 필요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1980년 공무원 보수표를 보면 9급 공무원 8호봉이 10만1000원, 8급 6호봉 9만9500원으로 10만원에 가깝다.
공무원 직급상 허리층인 10호봉을 기준으로 하면 1980년 9급 공무원 10호봉 월급은 11만1000원이다.
2017년 9급 10호봉은 205만6400원으로 1980년에 비해 18.5배 올랐다.
1980년 병장 월급은 3900원. 10만원을 모으려면 꼬박 25개월 보름을 병장을 단 채 군에 있어야 한다.
그럼 지금 병장은 얼마나 받을까. 21만6800원으로 25개월 보름을 저축하면 550만여원을 손에 쥐게 된다.
공무원, 사병 월급을 기준으로 할 경우 1980년의 10만원은 지금 화폐로 대략 200~500만원 사이가 되는 셈이다.

1980년 김만섭은 10만원에 광주 왕복을 결심했다. 광주(역)까지 298km를 갔다 오면 한달 월세가 빠진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다.
1980년 택시요금은 기본료(2km기준) 550원에 400m당 50원씩 오르는 구조였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청~광주역까지 택시미터기로 3만7550원이 나온다. 왕복하면 7만5100원이다.
대략 만섭의 한달월세 2만5000원 남짓 남는셈이다.
1980년 택시를 타고 평양으로 간다면 어떨까.
1980년대 널리 불려졌던 '서울에서 평양까지'라는 노래 첫마디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x만원~'이다. 처음엔 택시요금 2만원으로 불렸다가 이후 5만원 등으로 고쳐졌다. 대략 맞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1번국도(서울~판문점~개성~평양)를 기준으로 232km(기차로는 서울역에서 평양역까지 193km)이다. 서울에서 김천 정도의 거리이고 서울에서 정읍보다는 가깝다.
1980년 택시 미터기로 평양을 간다면 2만9300원이 나온다. 왕복(5만8600원)하고도 4만여원이라는 거금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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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김만섭에게 10만원은 서울에서 평양까지, 광주까지 택시를 타고 왕복하고도 한달 월세가 빠지는 거액이었다. |
현행 서울택시는 2km 기본 3000원에 142m를 갈때마다 100원씩 오른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서울~평양 16만5000원, 서울~광주 21만5000원이다.
지금 만섭에게 "서울에서 광주까지 가 주세요"라고 말하려면 왕복요금에다 보너스까지 60만원을 줘야 한다.
10만원을 들고 1980년 택시를 탔다면 서울시청~강남역(당시는 제일생명 4거리가 더 유명했다)까지 10.5km를 32번 왕복할 수 있다.
반면 지금은 4번 왕복하면 그만이다.
▲ 1980년 강남 아파트 평당 68만원선, 지금은 4000만원 전후
1980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68만원이었다. 34평 가격이 2094만원으로 지금은 15억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2016년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평당 평균분양가는 3684만원으로 2017년엔 4000만원을 우습게 여겼다.
▲ 1980년 만원이면 4인 가족이 택시타고 영화 보고, 짜장면 사먹을 수 있어
만섭이 있던 1980년 서울 개봉관 관람료는 1500원선이었다. 버스는 90원, 짜장면은 300~400원선이었다.
만원이면 4인 가족이 택시를 타고 가 영화를 보고 짜장면 1그릇씩 비울 수 있었다.
2017년 8월에 똑같은 일을 하려면 10만원은 각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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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한 '화폐가치계산'에 따르면 2017년은 1980년에 비해 모든 것이 4.716배 이상 올랐다. 사진=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홈페이지 |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 쌀값, 금값 등을 기준으로 한 '화폐가치계산'서비스를 경제통계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를 이용(물가 상승률 기준)이용해 보면 1980년 5월과 2017년 8월 물가상승배수는 4.716배 상승했으며 당시 10만원은 현재 47만1600원으로 환산된다.

한국은행은 37년간 물가가 5배 가량 올랐다고 하지만 교통비, 교육비 등 이런 이런 저런 점을 감안하면 1980년에 비해 2017년은 10~20배 가량 차이가 난다.
1980년 당시 명동에서 잘나가던 나이트클럽 '마이하우스' 테이블당 기본은 8000원. 지금 강남 나이트클럽은 20만원선이다.
대학 등록금도 1980년 서울시내 사립대학이 37만원선(1학기). 2017년 사립대 등록금은 1학기 400~500만원선이다.
1980년엔 369원을 주면 달걀 10개를 사들고 왔지만 지금은 3400원 가량 필요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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