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강제노역 생환자인 이인우(93)씨 등 9명을 광복절 타종행사의 ‘올해의 타종인사’로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 일제 강제동원을 고발하고 당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의 한을 풀기 위한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12일 서울 용산역광장에 세워졌다. 이날 제막식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김한수(99)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올해 처음 타종행사에 참여하는 이씨는 1944∼1945년 사할린섬과 군함도(하시마섬) 탄광에 강제 동원돼 노역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항으로부터 남서쪽 방향으로 18.5㎞가량 떨어진 무인도다. 정식 명칭은 하시마섬이지만 멀리서 보면 군함을 닮아 군함도로 불렸다. 이씨는 군함도 탄광에서 8개월가량 노역을 하면서 고초를 겪었다. 이후 일본군으로 강제 징집됐다가 일본이 항복하면서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서울시는 이씨가 강제노역의 참상을 알리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타종인사로 선정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따르면 500∼800명의 조선인이 군함도 탄광에 강제 동원됐고,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이씨를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이씨는 “평소 일본이 저지른 강제노역의 피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영화 개봉을 계기로 관심이 많아져 다행”이라며 “나이도 많고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가야 해 힘들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강제노역의 역사를 알리고 싶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함도의 옛 모습. 강제동원 연구자인 일본인 하야시 에이다이씨가 촬영한 사진으로, 국가기록원이 13일 기증받아 공개했다. 국가기록원 제공 |
‘통일, 더 큰 광복을 꿈꾸다’ 광복 72주년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꿈새김판에 푸른색 한반도 그림과 함께 ‘더 큰 광복을 꿈꿉니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시에 따르면 ‘더 큰 광복’에는 남북이 분단된 채 따로 맞는 반쪽짜리 광복이 아니라 통일된 한반도에서 누릴 더 큰 의미의 광복을 바란다는 뜻이 담겼다. 이번 꿈새김판은 이달 말까지 전시된다. 유연식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우리 세대에 통일을 이뤄 시민들과 함께 진정한 광복을 맞이하자는 염원을 모아 이번 문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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