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덴 호수 건너편의 독일 린다우는 브레겐츠에서 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로마 시대부터 세 개의 섬에 걸쳐 자리 잡은 어촌마을로 다리를 건너면 바바리안 사자상 방파제와 새 등대가 여행객을 맞는다. |
알프스 산맥의 장엄한 경치… 풍요로운 먹을거리… 온화한 기후 조화로워
오전엔 오스트리아서, 오후는 독일서 한가한 한때… 생애 꼭 한번은 꿈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메인 공연인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막이 오른다. 무대는 중국을 상징하는 거대한 만리장성이 조명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극이 시작되면서 만리장성 세트 가운데가 부서지듯 열리고 거대한 원형무대 위로 화려한 무대의상의 배우들이 등장한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무대는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아무런 경계 없이 주변이 모두 무대인 듯하다.
중국을 상징하는 박진감 넘치는 군무와 합창, 화려한 불 쇼,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아크로바틱한 무대까지 1시간40분가량의 공연이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간다. 그 사이로 유명한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등 아름다운 노래가 밤하늘을 가득 메운다. 등장인물이 모두 나와 마지막 무대 인사를 하는 순간까지 공연의 감동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브레겐츠 페스티벌 7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인 만큼, 무대 장치와 연출, 연주, 노래까지 모든 것이 마음을 가득 채운 공연이었다. 규모의 거대함에 압도되고, 자연과 어우러진 상쾌함은 오히려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실내 오페라 극장에서 감상하는 오페라와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해준 공연이었다.
![]() |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보덴 호수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들. 눈부시게 빛나는 호숫가 주변엔 산책하거나 쉴 수 있도록 쉼터들이 마련돼 있다. |




![]() |
브레겐츠에서는 페스티벌 기간에 수상 오페라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이 콘서트홀에서 벌어진다. |
호텔로 돌아와 콘서트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브레겐츠에서는 수상 오페라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오전 11시 실내공연은 또 다른 매력이다. 낯선 현대 작곡가의 연주곡으로 훌륭한 연주를 선보인다.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연주하는 연주가들 표정과 즐겁게 즐기는 청중들 몸짓이 어우러져 진지한 음악이 한결 편안하게 다가온다. 인터미션에 햇살을 즐기며 음료를 들고 서있는 청중들과 어울리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광장에서 뛰노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며 음악회의 정취를 한껏 돋운다. 실내 음악회가 끝나고 광장 레스토랑에서 간단하게 늦은 점심 식사를 마쳤다. 서둘러 숙소로 돌아와 간단한 짐만 챙긴 채 호수 건너편 도시 린다우로 향했다.
![]() |
린다우는 중세와 바로크 시대의 모습이 곳곳에 남아 있다. |
![]() |
보덴 호수 건너편의 독일 린다우는 브레겐츠에서 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로마 시대부터 세 개의 섬에 걸쳐 자리 잡은 어촌마을로 다리를 건너면 바바리안 사자상 방파제와 새 등대가 여행객을 맞는다. |
![]() |
장크트 슈테판 성당과 옛 수도원의 성당, 카바첸 박물관이 모여 있는 린다우 마르크트 광장의 시립 박물관 벽은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
![]() |
린다우 비스마르크 광장 안쪽에 있는 구시청사는 프레스코 벽화로 유명하다. 1422∼36년 사이에 지어졌으며 1578년에 개조됐다. |
1922년 호숫가 북쪽에 있던 ‘전원도시’ 지역이 린다우와 합병돼 지금도 도시에는 중세와 바로크 시대의 모습이 남아 있다. 오전은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에서 오후는 독일 린다우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침 산책로가 되어준 보덴 호수는 오후엔 시원함을 건네준 수영장이 되었다. 준비해온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피부에 서늘함을 느끼며 호수에 몸을 담근다. 맑은 물이 바닥을 환히 비춘다. 작은 조약돌을 디디며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몸을 호수에 띄워본다. 알프스의 산속 호수에서의 물놀이에 푹 빠져 있는 사이 어느새 햇살은 붉은빛으로 물들어간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