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측은 2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섬에 도착한 난민들을 이탈리아 본토로 이송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알파노 이탈리아 외무장관(왼쪽)과 쿠르츠 오스트리아 외무장관[AFP=연합뉴스] |
그는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알파노 장관과의 대화 내용을 전하며 "난민 본토 이송이 계속되면 더 많은 난민들이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로 가기 위해 북쪽으로 향하게 돼 중부 유럽이 난민으로 가득 채워지고, 위험을 감수하고 지중해로 나서는 북아프리카 난민 행렬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가 난민을 통과시킬 경우 국경을 지키기 위해 브레너 산길 일대의 국경을 봉쇄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는 이달 초에도 브레너 산길을 둘러싸고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이탈리아에서 들어오는 난민이 줄지 않을 경우 조만간 이곳에 군인 750명을 배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오스트리아 측 발언에 지난 6일 로마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를 소환해 강력히 항의했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의 반발에 "당장 국경을 통제할 계획은 없다"고 수습에 나섰으나 볼프강 소보트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지난 18일 독일 일간과의 회견에서 "오스트리아는 난민 유입이 과도하게 일어날 경우 24시간 안으로 이탈리아 접경지인 브레너 산길을 폐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또 다시 경고하는 등 양국의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람페두사 항만에 내리는 난민들 [EPA=연합뉴스] |
그는 "람페두사 섬에도 유럽인 6천명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탈리아는 브레너 산길을 넘어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난민 수가 늘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 측이 브레너 산길 일대의 국경통제를 계속 언급하고 있는 것은 오는 10월 오스트리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우파 정당이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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